[모스크바=聯合] 미국의 카메라·필름업체인 이스트먼 코닥社는 오는 9월모스크바市 중심부 푸슈킨 광장에 러시아 최초의 서구式 대형 영화상영관을개장한다.
모스크바 타임스紙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스트먼 코닥 모스크바지사는푸슈킨 광장에 위치한 이즈베스티야紙 옥내 회의실을 개조해 4백50석 규모의영화관을 마련키로 결정했다.
총 2백만달러의 공사비를 투입해 새 단장할 이 영화관의 명칭은 「키노미르」(영화세상). 이곳에서는 폭 12의 파노라마 스크린에 돌비 스테레오 음향시스템을 통해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최신영화와 舊소련의 명작이 상영될 예정이다.
모스크바 시내에는 1백26개의 영화상영관이 있으나 이중 절반은 완전히 문을 닫았고 그나마 나머지 절반도 관람객의 격감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제대로 영화상영이 이뤄지는 극장의 숫자는 10여개에불과한 실정이다.
극장 시설의 노후화와 편의시설의 부족으로 인한 이러한 관람객 격감현상때문에 舊소련시절 주옥 같은 코미디물을 남기며 세계영화계에서 명성을 얻었던 러시아 영화산업은 아사직전의 곤경에 처해 있다.
이와 관련, 이스트먼 코닥社는 러시아인이 영화관람을 외면한 원인이 『극장시설의 노후화와 상영작품의 수준 저하에 있다』고 판단하고, 키노미르의개관으로 모스크비치(모스크바人)들을 다시 영화관으로 끌어 모을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영화관 매니저로 임명된 폴 히스 씨는 『영화관의 관람요금은 美貨 4.5달러 수준으로 다소 높게 책정될 것이지만 질 좋고 수준높은 영화를 선호하는모스크비치들이 기꺼이 영화관을 찾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히스 씨는 러시아의 영화시장은 전세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황금어장이라고 판단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7년정도 걸리는 투자회수 기간이 모스크바에서는 2, 3년으로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가 성공할 경우 제 2도시인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위시한 다른 도시에도 영화관을개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미국영화의 모스크바 진출에 대해 러시아인들의 반응은 의외로 호의적이다.
모스크바 영화관의 한 책임자는 『코닥의 극장진출이 성공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하면서 『이는 전체 러시아 영화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