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절전형 전력기기 개발 서둘러야

올 여름철 전력 수급사정이 또다시 극히 불안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통상산업부 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철 전력공급 예비율이 작년의 7%보다뚝떨어진 4.7(정상기온) 내지 1.6%(이상고온)에 그칠 전망이라고하니 이러다간제한송전 등 최악의 사태를 맞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통산부는 이에 따라 수요가 폭발하는 시간대의 전력부하를 밤이나 아침시간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절전 요금제도의 적용대상을 지난해의 시간당 계약전력 5천 이상에서 올해에는 1천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자율절전 요금제도의 적용대상업체는 지난해의 1천90개 업체에서 올해에는 6천4백여개 업체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작년에 처음 도입된 이 제도는 적용대상 수용가가 전력수요가 많은 7월 22일부터 8월 16일까지 오후 2~4시 사이에 당일의 최대수요를 30분 단위로 20%이상씩 5차례 이상 줄일 경우 전기요금을 하루에 kW당 4백40원씩 깎아 주는제도이다.

정부는 또 전력수요가 많은 이 기간중 공장 등에서 집단휴가나 공장보수를위해 연속 3일 이상 최대 수요전력을 50% 이상 줄일 경우 전기요금을 하루에당 4백40원을 감액해 주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자율절전 요금제도와 하계휴가·보수조정 제도 등으로 전력수요를최대한 절감할 경우 올해 여름철 전력예비율을 7.0% 내지 5.4%로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게 통산부의 전망이다.

통산부는 이와 함께 민간기업의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재정경제원과 협의,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의 지원조건을 개선하는 한편 이들에너지절약 투자로 발생하는 에너지 비용의 절약이익에 대해서는 세액공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이같은 여름철 전력소비 절약 시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의 효과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물론 소비측면에서의 절약이나 합리적인 이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전력공급 측면에서의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전력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 발전소 건설을 늘려야 하고 이의 추진에도 상당한시간이 걸리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난 90년대 들어 계속되고 있는 여름철 전력수요 급증현상을 국민들의 불편을 감내케 하는 소비억제 측면에서만 강조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여름철 전력공급상의 문제점은 기본적으로 최대수요의 집중현상에 있다. 그것도 불과 몇 백만의 발전량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그것도 일시적인 냉방용 전력수요 증가에 있다는 점에 비추어 냉방용 전력의 합리적인사용이 중요하다.

최근 보도를 보면 여름철 에어컨 사용에 따른 전력소비를 3분의 1 가량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원격제어 에어컨이 개발돼 오는 7월부터 일반에 보급될예정이라고 한다.

한전과 삼성·대우·LG 등 가전 3사, 한국전력연구원 등이 최근 2년간의공동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이 절전형 에어컨은 시간대별로 작동을 중단토록 하는 원격 제어 에어컨으로서 이같은 절전형 에어컨이 대량 보급될 경우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름철 전력수요 관리에 크게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같은 절전형 전력사용기기의 개발, 보급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에어컨보다 싼 값으로 보급하는방안도 적극 강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한전이 최근 절전형 자동판매기를 새로 개발, 7월부터 보급할계획이며 LG전자는 절전형 대체냉매 에어컨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 상품화를서두르고 있는 등 가전업계의 관심이 크게 제고되고 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불필요한 전력소비 억제나 특히 전력다소비형 산업체의 합리적인전력 사용도 중요하지만 절전형 전력기기의 개발, 보급에 보다 많은 관심과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