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갤럽, 국내 첫 PC보유 조사 의의

PC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 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최근 시장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PC보급율을 비롯한 PC 관련된 각종 조사를 실시하고 이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모으고 있다.

미국 및 일본 등 정보화선진국에서는 PC와 관련된 각종 조사자료가 정기적으로 발표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번 갤럽의 조사가 처음이기 때문.

현재 우리나라에서 PC와 관련된 통계조사자료는 PC공급업체들이 자사 및경쟁업체의 연간 생산량 및 판매량을 파악해 집계하는 형태의 것과 전자공업진흥회 및 통산부 등 정부기관 및 관련단체에서 PC생산업체들로부터 자료를제공받아 전체적인 통계를 내놓는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갤럽이 이번 「PC인덱스」사업을 통해 일반가구를 대상으로 PC보유현황 및 보유기종, 구입연도, 구입가 등에 관한 각종 자료를 집계한 것은 PC생산업체은 물론 주변기기생산업체 등 관련업계에서 효율적인 제품 및 마케팅전략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서의 활용가치가 매우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조사결과 국내 가구당 PC보급율은 35.2%로 나타나 그동안 1315%에 불과할 것이라는 업계의 통설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미국 소프트웨어제조협회(SPA)가 최근 발표한 지난 1월말까지의 미국 가정의 PC보유율 33.9%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가구당 PC보급율이 예상에 비해 높게 나온데 대해 갤럽측은 『국내사용자 대부분이 새 PC를 구입하더라도 구형모델을 버리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거나 업그레이드를 통해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용산상가 등조립상가에서 PC를 구입하는 소비자들 또한 예상외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결과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 386급 이하의 제품을소유하고 있는 가정도 PC보유가구수의 19.0%에 달하고 있으며 PC구입가도 PC제품가에 크게 밑도는 1백50만원 이하가 전체의 23.8%에 달하고 있다는 것은이같은 사실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 PC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 층은 중고생(30.3%)을 비롯 미혼의 일반인(20.7%)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돼 이들이 PC의 가장 큰 고객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PC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한 조사에서는 남녀노소와 직업에 상관없이게임 및 오락분야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PC통신과 인터넷 등을 통한 자료검색에 주로 활용하는 사용자의 수는 전체의 20%에 불과해 최근의 PC통신과 인터넷붐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보유기종별로는 데스크탑 PC가 전체의 95.7%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노트북PC보유율은 1.6%에 불과해 노트북PC보유율이 전체의 10% 수준에 이르고 있는 선진국과 비교해본다면 앞으로 국내에서도 노트북PC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이같은 기본적인 조사자료외에 갤럽이 이번에 조사한 자료내용중에는 메이커별 시장점유율 구입장소 및 구입연도 보유PC의 사양 광고접촉도 메이커별호감도 향후 구매의향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에 이어 고객들의 요구를 설문조사에 반영해 정기적인 통계자료를 내놓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전개해온 국내 컴퓨터분야의 마케팅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예상된다.

<양승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