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가격질서 붕괴 위기...수요 정체에 공급은 과잉

지난해까지만해도 경기호조에 따른 수요초과로 나름대로의 균형을 유지해왔던 인쇄회로기판(PCB) 전후방업계의 가격질서가 또다시 붕괴될 위기에놓여 있어 PCB업계의 어려움이가중될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CB업계의 신규 수주가 지난해 말을 고비로 답보상태에 빠진데다 업계의 경쟁적인 설비증설로 공급능력이 수요를 크게 상회하면서 원판(CCL) 및 세트업체들의 가격압력도 가중, 기존 PCB가격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갑작스런 경기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CCL업체들은 최근 크게 누적되고 있는 페놀원판의 재고소진을 위해 대형 단면PCB업체를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저가공세를 펴고 있다.

더욱이 FR4·CEM 등 산업용PCB원판에 대해서는 구매량·기여도 등에따라 수요업체별로 가격을 차등적용키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PCB 총 원자재가격(MC)에서 CCL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면PCB가60%, 양면PCB가 40% 수준에 달하기 때문에 CCL업계의이같은 가격경쟁과 가격의 차등적용은 PCB 가격구조를 깨뜨리는 것은 물론장차 가격을 둘러싼 PCB업계간 심한 출혈경쟁을 조장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그동안 고비때마다 원가절감을 이유로 PCB업계에 대한 가격압박을 가해온 세트업체들도 최근 H社 등 대기업들이 구매가 산정기준을 변경,사실상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고상당수의 세트업체들도 PCB업계의 경쟁을유도하는 편법을 통해 가격을 떨어뜨리는 등 전반적인 PCB 가격 틀을 깨고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일부 세트업체는 아예 대만의 특정회사 원판을 지정, PCB업체에 품질테스트를 의뢰하는 등 저가 원판사용을 권장함으로써결국CCLPCB세트로 이어지는 PCB 전후방업계의 가격교란을 부채질하고있다.

주요 세트업체들은 특히 그룹차원에서 시도되고 있는 경쟁력없는 품목의대대적인 정리원칙에 따라 일부 경쟁력을 상실한 주요 가전제품의 원자재가격 인하압박을 부품업계에 대해일방적으로 전가, 눈총을 사고 있다.

업계는 이에따라 일부 PCB업체들의 무리한 출혈경쟁으로 시작된 PCB공급가격 붕괴현상이 최근에 더욱 두드러져 지난해까지 유지됐던 단면 1㎡당 20~21달러, 레귤러사이즈 기준으로 양면 1백20달러, 4층 2백달러 등을 형성해온 기존의 PCB가격구조가 완전 붕괴될 것으로우려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