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C 첨단기술 (4);전자혈압계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가 본격 개막됨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건강진단의 기초가 되는 혈압 측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혈압이란 엄밀히 말하면 동정맥 내의 압력을 말하는데 혈압계는 이러한 혈압을 측정하는 기계로 맥압계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혈압 계측은 중환자실과수술실에서는 심전도 계측과 함께 모니터링의 기본으로 삼는데 팔에 완대를감아 공기를 주입하고 그 공기가 혈류를 저지하는 내압을 기압계로 측정하는것이다. 혈압계는 수은 혈압계와 자동혈압계 등이 있으며 측정 방법에 따라혈관 속에서 측정하는 관혈적 혈압계와 커프(완대)를 사용해 외부에서 측정하는 비관혈적 혈압계로 분류한다.

혈압 측정의 기본이 되는 맥파소리는 1908년 구 소련의 코르트코프박사에의해 처음 세상에 알려졌으며 이것이 지금까지 전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은식 혈압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은식 혈압계는 측정치가 정확함에도 불구하고 숙련된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면 측정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해서는 수시로 재야 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전자혈압계의 등장은 이미 예고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에 따라 지난 69년 일본의 파라마테크사에 의해 세계 최초로 디지털 전자혈압계가 개발했으며 그후 많은 나라에서 디지털 전자혈압계 개발에 성공,최근에는 측정 결과의 정확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각업체들의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인전자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전자혈압계 개발에 나서 87년 병원용 전자혈압계를 처음 시판했으며 89년 9월 독자기술로 개발된 가정용 전자혈압계가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시 선보인 전자혈압계는 오실로메트릭방식을 채택, 단순히 맥박수나 최고·최저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마이콤을 내장,가압치를 설정해 주지 않아도 피측정자의 상태에 따라 완대에 압력이 자동으로 가해지는 퍼지형 전자혈압계가 등장, 측정 결과의 정확도 제고와 함께 사용이 크게 간편해 졌다.

일반적으로 전자혈압계에서의 퍼지란 측정자의 최고 혈압, 완대의 착용상태, 팔의 굵기 및 압력의 상태 등에 따라 완대에 가해줘야 할 압력을 마이크로 컴퓨터가 스스로 결정하여 최적 압력으로 가압해 주는 등 외부의 상태를판단하여 최상의 측정조건을 만들어 주는 기능을 말한다.

후발업체인 자원메디칼은 일본의 파라마테크사와 공동으로 퍼지 기능 외에도 세계 최초로 혈압·맥박 외에도 비만도·심장심부담·혈관벽의 상태·말초혈관 저항도 등을 동시에 측정, 프린트 아웃 할 수 있는 첨단 전자혈압계를 개발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특히 이 제품은 압력센서의 방식을 기존 벨로우즈 방식에서 스트레인게이지 방식으로 전환, 정확도에 있어 가정용보다 월등한 병원용 압력센서를 장착함으로써 간편하게 측정하면서도 정확한 측정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혈압계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컴퓨터로 전송하여 환자의 상태를 분석, 기초 진단방향을 제시해 주는 혈동태 컴퓨터 아날라이저도 개발하고 현재 임상 실험중에 있는 등 본격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어 국내 전자혈압계 기술수준을 세계적으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이러한 제품의 등장은 혈압 측정시 혈압·맥박 뿐 아니라 심박출량의 정확한 측정이 가능, 향후 의사들은 혈압측정 하나로 환자의 진단방향 및 기초진단까지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