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이 임박함에 따라 광폭(와이드)TV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지만 적지않은 소비자들은 광폭TV의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와이드방송이 아직 실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실효성이 적고 제품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관심은 광폭 브라운관을 채용하지 않은 일반 TV로도 와이드방송을 즐길 수 있는 TV에 쏠리고 있다.
가전업체들도 소지자들의 이같은 경향을 예측, 일찌감치 이러한 TV를 내놓았다. 대우전자가 지난해 9월 내놓은 「개벽 X5」가 그것. 일반 4대3 브라운관을 채용한 이 제품은 16대9의 와이드화면을 나타내는 기능(와이드 모드)을채용했다.
그런데 이러한 제품은 와이드화면을 표시할 때 화면의 아래 위에 검은 여백을 둬야 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화면크기가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 29인치 TV의 경우 와이드 모드를 작동하면 화면 크기가 24인치 정도에 그친다.
또 화질도 광폭TV보다 뒤떨어지게 마련이다.
4대3 TV는 상하의 검은 여백을 사용하지 않아 모두 5백25개인 주사선 가운데 많아야 3백개 정도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광폭TV는 5백25개의 주사선을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따라서 화질도 훨씬 낫다. 이는 방송중일 때뿐만 아니라 와이드 프로그램을 녹화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광폭TV에도 문제가 있다. 값만 비싼 게 아닌 것이다.
4대3TV를 광폭TV로 그대로 보면 좌우로 퍼져 보이게 된다. 가로가 짧은 화면을 전체 화면으로 가득히 담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TV업체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는데 그 가운데하나는 화면 중앙 부분을 그대로 두고 좌우의 끝만 늘리는 것이다.
이는 사람의 눈은 화면 중앙에 집중되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감도가 떨어지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화면을 좌우로 확대하고 잘려나간상하의 화면을 세로로 축소하는 방법이다. 어떤 방법을 쓰든 화면 중앙을 되도록 변형하지 않는다.
TV업체들은 이처럼 광폭TV에서 4대3화면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려고 애쓴다.
그렇지만 4대3방송에서는 광폭TV가 4대3TV보다 여전히 불리한 상태다.
더욱이 현재의 방송과 영상소프트웨어 환경에서는 4대3방송이 와이드방송보다 절대적으로 많고 이같은 실정은 당분간 기속될 전망이다. 오는 7월부터와이드방송을 시험방송하는 KBS의 경우 와이드방송 물량은 하루에 고작 몇십분이다.
와이드방송에 관심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광폭TV와 와이드 모드기능을갖춘 4대3TV를 놓고 선뜻 구매를 결정하지 못하고 구매시기를 늦추는 방법을택하고 있다.
와이드 방송규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화질과 화면의 변형을 빼면 기존 TV로도 와이드방송을 보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보인다.
소비자들은 광폭TV의 값도 내리고 기능이 크게 향상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인 것이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