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C 첨단기술 (5);MRI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기진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면서도 인체에는무해한 의료기기의 개발이 업계 최대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개발된 제품이 바로 MRI(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다. MRI는 원자핵을 정자장 속에 두고 일정한 주파수와 에너지를 부여하면공명현상을 일으키며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이 에너지를 신호로 바꾸어 인체내부를 진단하는 첨단 영상진단장비다.

이 기기는 CT(컴퓨터 단층촬영장치)·X레이 등 에너지 방출형 영상진단기기와는 달리 물리적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방사능에 조사될 위험이 없다.

따라서 임산부와 어린이에게도 사용할 수 있으며 정확하고 선명한 인체 해부학적 영상이미지와 함께 혈류의 속도 측정 등 진단에 필수적인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수요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국내 MRI 개발 과정은 선진국과 거의 비슷한 시기인 지난 81년 당시 금성(현 LG)과 KAIST의 조장희박사팀이 공동으로 개발팀을 구성하고 국내 최초로 MRI개발에 나선 이후 3년 뒤인 84년 6월 0.15테슬라급 MRI개발에성공하게 된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금성과 KAIST는 투자와 연구를 거듭해 지난 88년당시로서는 획기적인 2.0 슈퍼콘 MRI를 개발, 서울대병원에 설치하는 등 세인의 관심을 끌었으나 이를 꽃피워 보기도 전에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만다.

막대한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부담감을 경영층이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이 채 형성되기도 전에 2.0테슬라급을 개발하는데 주력,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회수할 수 없었던 것도 사업포기의 한 요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너무 앞선 기술이 지속적인 상품화 실패의 원인이었던 셈이다.

그후 지난 3월 메디슨은 수년간의 MRI 개발 경험을 축적, 세계적인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기술자들을 결집해 1.0테슬라급 MRI 개발에 성공하고 오는 9월경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은 세계 최대 마그네트 제조업체인 영국의 옥스퍼드사가 특수 제작한 슈퍼콘 마그네트를 채용, 영상 이미지는 선진국 동급 제품과 대등하면서도 크기·가격 및 유지비를 대폭 줄였으며 특히 기존 제품이마그네트의 크기가 2미터가 넘어 환자의 폐쇄공포증을 유발하기도 했던 문제를 크게 개선한 것이 큰 특징이다.

현재 이 회사가 개발중이거나 향후 개발할 예정인 MRI 관련 주요 기술은 MRI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수 분간의 촬영시간을 최대로 줄이기 위한 EPI(초고속 촬영장치)·리얼타임 스캐닝·기능영상(Functional Imaging)등 고속촬영기법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또한 심장 및 혈관 관련 질병을 주로 진단하기 위한 특수 임상용 제품 개발에 나서 이르면 내년 중순경 시판할 예정이며 향후 3D(3차원 입체영상)MRI와 마이크로스코픽 유방암진단기 등과 같은 첨단 영상기법 등을 개발, 선보일 예정이다.

MRI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의 경우 18억2천만달러에 달해 전년대비 13.4%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미국과 일본이 전체 수요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고있으나 아시아·남미·중동 등의 경제성장으로 이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