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마쓰시타컨소시엄, 車업계 대형EMC챔버시공권 독식

국내 자동차업계가 전자파적합성(EMC)관련 측정설비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멘스마쓰시타컨소시엄이 신설 예정인 주요 완성차업체의초대형 EMC챔버 시공권을 독식,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 지멘스와 일본 마쓰시타의 합작사인 지멘스마쓰시타를 주계약자로 EMC측정장비부문의 로데슈바르츠, 자동차EMC시험용 특수장비인 섀시 다이나모 부문의 독일 생크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최근 자동차용 대형 EMC챔버 입찰에서 미국 란텍·일본 TDK 등 경쟁컨소시엄을 제치고 잇따라 시공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용 EMC시공은 미국 레이프루프(95년 란텍에 인수)·일본 아쿠조 등이 주도해왔으나 올부터 자동차업계의 대형 챔버 구축이 활기를 띠면서 지멘스마쓰시타가 가세, 지난 2월 7백50만달러 상당의 삼성자동차기흥연구소내 EMC챔버를 시작으로 최근 비슷한 규모의 기아자동차 아산만프로젝트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EMC챔버 시공권을 대부분 따낸 것으로알려졌다. 최근 1천6백만달러짜리 안산프로젝트를 진행, 최종 사업자선정을앞두고 있는 현대자동차 역시 지멘스마쓰시타컨소시엄과 미국의 란텍컨소시엄간의 경쟁으로 좁혀져 막판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되고 있는데 지멘스의 독주가 이어질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지멘스마쓰시타컨소시엄은 아직 국내 시공경험이없고, 전문시공업자와 관련해서도 국내 기반이 취약한데다 자동차업계의 EMC챔버 시공이 거의 같은 시기에 이뤄져 과다수주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지멘스컨소시엄이 공격적인 입찰에 나서면서 가격경쟁이 심화돼 낙찰가가 초기 입찰가격의 60~70%선에서 결정되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있어 투자규모가 크고 적어도 10년 이상의 수명을 보장해야 하는 자동차용EMC챔버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지멘스와의 직간접적인 이해관계와 지명도만을 믿고 시공권을 몰아주고 있다』는 일부 업계의 지적에 대해 삼성자동차의한 관계자는 『가격·경험·기술 등 3대 요소를 종합적 판단해서 지멘스를택한 것으로 안다』며 『시공업체선정 등 일정계획이 다소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이는 주계약자인 지멘스마쓰시타가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EMC관련 시공업체는 유일엔지니어링·EM·대한쉴드룸·코레이 등 3∼4개사가 경쟁하고 있는데 대부분 영세한데다 일반 중·소형 전자기기용 챔버시공 경험을 갖고 있을 뿐 자동차용 등 초대형 EMC챔버 시공경험이 거의 없어 자동차업계의 관련 설비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