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정보통신업계 인력 대란

가까운 친구 중에 전자부품제조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일찌기 창업을 해제법 기반이 다져진 회사지만 잘 지낸다는 말을 듣기가 쉽지 않다.몇년 전까지만 해도 그 친구의 애로사항은 주로 자금문제였다.그러나 최근 들어서는인력문제가 가장 큰 애로사항이란다.근무여건이나 보수면에서 대기업보다는아무래도 열악하니 좋은 인력을 확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그나마 확보된 인력이라도 지긋하게 있어주면 좋으련만 조금이라도 현재보다근무조건이 좋은 곳이 있으면 철새처럼 미련없이 떠나 버리는 것이 요즘 세태라 중소기업 사장의 비애를 느낀 것이 정말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이러한 인력이동이 제2금융권에도 불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특히 경쟁이 치열하고 업무의 성격이 다이나믹한 리스업계나 증권업계는 숙련된 전문가에 대한 스카우트전이 아주 뜨겁다.증권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숙련된직원의 이동이 심해 증권회사 사장간에 담합 비슷한게 있었던 모양이다.다른증권회사에서 퇴직한 지 1년 이하인 사람은 상호 채용하지 말자는 일종의 협정같은 것이었단다.그러다보니 증권사 노조에서는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권을 침해하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목청을 높히게 됐고 급기야는 지난 4월증권업계의 큰 논쟁거리가 됐다.

이제 6월이 돼 PCS 및 TRS사업에 대한 사업승인 심사가 끝나게 되면 정보통신업계는 또 한차례 뜨거운 헤드헌팅(Head Hunting)이 시작될 전망이다.

차제에 우리들은 인력이동에 대한 본질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직업선택권에 대한 시비를 없애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인력이동 중 고도의 전문지식과 영업기법을 소지한 전문인력의스카우트에 한정해 그 원인과 대책을 필자 나름대로 말해보고자 한다.

우선 그 원인으로 첫째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특정산업의 급속한 발전,둘째는 전문인력의 양성기간이 길고 스카우트된 전문인력의 적응능력과생산성이 높다는 것,셋째는 보다 좋은 지위와 근무조건을 기대할 수 있다는점일 것이다.

과열된 전문인력 빼가기는 부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고 본다.우선 기존회사는 정성들여 양성한 전문인역 손실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무엇보다도경쟁관계에 있는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크다.또한 동업계에 과도한 임금인상의 효과를 미쳐서 결과적으로 모든 업계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기존회사를 떠난 사람도 경우에 따라서는 심리적인 만족감과 안정감을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스카우트의 경제 사회적인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인력수급상의 급격한 괴리가 있는 산업의 경우엔 스카우트열풍이 드세질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따라서 스카우트의 직접 영향을 받는산업계는 물론 국가는 국가대로 이에 대해 대비책을 강구해 부정적 효과를최소화하는 것이 최상의 길일 것이다.국가는 인력수급계획을 수립해 산업변화의 추이에 다라 학교기관이나 사회 재교육기관을 통해 장기적으로 인력을양성해 산업계에 공급하고 산업계에 있는 개별회사는 회사대로 꾸준한 인력양성,변화에 대한 대비,양성된 인력의 효율적인 이동과 합리적인 인사정책으로 한번 들어온 회사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리스 이명우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