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보안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은행이 주식을 공개하자상종가를 기록해 인터넷 비즈니스 앞날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http://www.sfnb.com」이라는 인터넷 주소로 문을 연 세계 최초의 인터넷 은행인 「시큐리티퍼스트네트워크은행(Security First Network Bank)」은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주식을 상장한 것.
상장 첫날 주당 20달러로 매도가 시작된 이 은행의 주가는 이날 마감때 주당 41달러에 폐장돼 엄청난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따라 이날 상장된 2백40만주는 마감때 무려 3백10만주로 규모가 불어났다. 같은 날 공개된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서버 및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오픈텍스트사도 4백만주를 주당 18달러에 공개한 후 39.83달러로 폐장해 하루만에 5백3십만주로 규모가 성장해 더욱 놀라움을 주었다.
올림픽이 열리는 미국 애틀란타에 본사를 둔 이 은행은 지난 95년 10월에인터넷에 문을 열어 최초의 인터넷 은행중 하나로 등록, 금융업계의 비상한관심을 모아왔다. 체이스 맨하탄, 시티은행등 대부분의 거대 은행들이 인터넷상에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는 있지만 퍼스트시큐리티네트워크 은행 처럼계좌 이체나 채무 상환등 실질적인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은 아직 없다.
그 이유는 보안문제 때문. 최근들어 인터넷 보안코드의 개발이 활발해지고미국정부도 인터넷 확산을 위해 최근들어 강화된 암호체계의 수출 허용을 추진하는등 보안분야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네트스케이프 브라우저와 자바등 핵심적인 인터넷 소프트웨어에서 보안결함이 계속 발견돼 네티즌과 금융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최근 미국 회계감사원이 내놓은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미 국방성에 대한해커들의 침입시도가 25만번 있었고, 이중 65%가 해킹에 성공했으며 이중 일부는 일급 비밀까지 훔쳐갈 수 있던 것을 감안할 때 은행 계정이 범죄집단에의해 얼마든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시큐리티퍼스트네트워크 은행의 경우도 아직까지 실질적인 은행영업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못하고 있다. 95년 개업이래 6개월동안 1천7백53명이 계좌를 개설했고, 그나마 이들 대부분이 켄터키의 한 은행의 고객이었다.
이 은행은 따라서 수익성 제고를 겨냥,은행업무와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및 판매도 함께 함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은행측은 최근 자사의 보안시스템을 개발했던 시큐어웨어(SecureWare)사를 인수 보안시스템 소프트웨어에「가상금고」라는 이름을 붙여 은행 등의 시스템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이미 지난 2월경 휴렛패커드사에 판매돼 전세계적으로 마케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에서 금융이 자리잡을 수 있는가의 여부는 인터넷 비즈니스 성공에절대적인 요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역, 전자 결재, 해외 송금등 인터넷을 통해 가능한 모든 금전 거래가 금융이 매개되지 않으면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추진되고 있는 전자화폐의 경우도 일차적으로 은행 등의 계좌를 근거로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인터넷 은행은 인터넷비즈니스의 불가결한 조건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 주식을 공개한 시큐리티퍼스트네트워크 은행에 대한 주식투자자들의 전폭적인 호응은 이같은 차원에서 인터넷 비즈니스의 미래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인터넷 은행이 성공하기까지는 강력한 보안시스템의 개발이 선행되야 하며, 이후에도 상당기간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내의 경우는 올해초부터 국민은행이 한국통신과 함께 코랜(Co-Lan)을 이용해 전용에뮬레이터나 인터넷을 통한 가상 은행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추진중이며, 대부분의 은행이 독자적인 망이나 PC통신망을 통해 홈뱅킹이나 폰뱅킹을 실시하고 있으나, 아직 인터넷 은행은 공식적으로 개설된 곳이 없다.
<구정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