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6월, 세계 최대의 홈비디오 유통업체인 미 블록버스터사는 CD롬타이틀을 부록으로 담은 「블록버스터 비디오가이드 투 무비 & 비디오즈」라는 제목의 책자를 발표했다.
이 책자와 CD롬타이틀에는 무려 2만1천개에 이르는 비디오 및 영화관련 정보들은 물론 5천여장의 영화속 명장면과 40개의 비디오 클립이 담겨 있었다.
CD롬 타이틀에는 인기배우들이나 영화감독들의 사진과 제임스딘, 잉그리드버그만을 캐릭터로 한 게임도 일부 수록돼 있었다.
이전의 여느 비디오 안내서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의 방대한 정보를 부록 CD롬에 담고 있던 이 책자의 가격은 19.99달러에 불과했다. 「블록버스터 비디오가이드」는 미국 및 세계 16개국에 분포돼 있는 4천여개의 블록버스터가맹점을 타고 수많은 영화마니아들을 매료시켰다.
이 책자의 발표이후 CD롬업계와 온라인 통신업계는 블록버스터社후의 이후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보기 시작했다.
95년 7월, 블록버스터社는 한달동안 새롭게 추가된 각종 영화 및 비디오관련 정보를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수록하고 「블록버스터 비디오가이드」 소비자들에게 배포하기 시작했다.
방법은 인쇄매체나 별도의 CD롬타이틀 없이 통신을 통한 데이터 업그레이드.이전에 「블록버스터 비디어가이드」를 구입한 소비자는 불과 3달러만을지불하고 새로운 영화 및 비디오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CD롬에 온라인통신 개념을 추가시켜 블록버스터社가 활용했던 이 「하이브리드CD롬」은 저렴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높은 효용을 창출할 수 있어 컴퓨터관련업체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록할 수 있는 CD롬의 장점과 실시간 데이터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온라인 통신이 부가됐다는 것이 이 하이브리드 CD롬의 특징.
CD롬 특유의 방대한 데이터량에 온라인 데이터 업그레이드가 결합해 저렴한 비용으로 유용한 정보를 창출한다는 것이 이 하이브리드 CD롬의 가장 큰강점이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 전송비용을 지불해야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현 상황에서 짜증나는 인터넷병목현상까지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그 체감 효용은 더욱 커진다.
실지 이 하이브리드 CD롬을 처음 선보인 업체는 美 통신업체인 컴퓨서브社.지난 94년 컴퓨서브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서버와 연결되도록 만들어진 컴퓨서브CD를 배포한 것이 처음이었다.
컴퓨서브CD를 자신의 PC에 설치한 사용자들은 매달 컴퓨서브社로부터 다양한 온라인 포럼과 다운받기에 적합한 파일목록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이후 이를 처음 상품화 한 것이 블록버스터社였고 美마이크로소프트社는백과사전인 「엔카르타96」 CD롬을 이 방식으로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웍(MSN)과 연동돼 있는 「이어북 빌더(Yearbook Builder)」 아이콘을 클릭하면 「엔타르타96」 소비자는 매년 업그레이드된 백과사전정보를 자신의 PC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업체의 데이터베이스와 연동되는 것 뿐 아니라 최근들어서는 CD롬과 인터넷 월드와이드웹을 연동시킨 서비스들도 차츰 기지개를 켜고 있다.
美 베리티社와 프론티어 테크놀러지社 는 CD롬과 인터넷을 결합해 CD/웹하이브리드를 개발했고 이 프로그램들은 시스코시스템과 인터넷 검색엔진인라이코스에 이미 선보였다.
美 포인트캐스트네트워크와 밀크트럭, 텔레셔틀 등은 이 하이브리드 CD롬에 뉴스와 주문형 광고개념이 도입된 경우.이들 업체들은 일단 배포한 CD롬을 통해 가입자를 확보한 후 이들에게 필요한 뉴스와 정보를 화면보호기 형태로 전송한다.
이같은 서비스들은 올 연말을 기점으로 국내 상륙이 준비 중이며 국내 기업인 인성멀티미디어가 이 서비스의 실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이브리드 CD롬 역시 현재 국내의 몇몇 CD롬 업체들에 의해 개발이 진행중인 상태다.
국내 컴퓨터 사용자들도 저렴한 투자비용으로 자신의 PC에 독자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시간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