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지능형 교통체계 중 마지막으로 첨단 차량 및 도로 체계에 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자동차가 발명된 지 1백년이 지난 오늘날 자동차는 인간의 생활양식을 혁명적으로 발전시킨 귀중한 산물임에 틀림없으나 이 또한 우리에게 고통과 재난을 가져다 주고 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선진국 할 것 없이 거리는 자동차 홍수로 교통혼잡이 가중되고 있고 교통사고로 매년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고 있어 이 문제의 해결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어 있다. 첨단 차량/도로체계는 스마트 자동차(smart car), 스마트 하이웨이(smart highway)를 구축하여 도로의 소통능력을배가하고 불의의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이 체계에서 구상하고 있는 여러가지 기능을 안전측면과 소통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안전측면에서 보면 야간이나 비 등 악조건시 운전자의 시제 확대를 통한안전성 제고, 비정상적인 운전시 차선이탈 경고장치로 운전자의 주의 환기,전·후방 충돌경고 및 경고장치로 측면 충돌사고 예방 등 차량 자체의 기능개선을 통한 교통사고 예방과 도로변에 급커브나 급구배, 노면 결빙상황 등을 감지하는 시설을 설치하여 접근하는 운전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킴으로써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 방안 등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한편 도로의 소통능력 배가 방안으로 주행하는 차량들의 간격을 레이저 센서 등을 이용하여 자동으로 일정거리를 유지하도록 하여 사람이 운전할 때의최소 안전거리보다 훨씬 가깝게 조절함으로써(예 1.5 간격) 지금까지의 차선당 소통능력을 2∼3배까지 증대하는 방안, 차량간격이 최소로 좁혀진 상태에서 어러 대의 차량(현재 2백대 정도까지 고려)이 마치 열차처럼 운행하게 하고 도로의 선형에 따라 자동적으로 핸들이 조향되도록 하게 되면 궁극적으로이런 시설이 설치된 도로(예:고속도로 등)에서는 운전자는 운전부담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는 동안 차 스스로 자동주행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꿈에서 그리던 상황을 현실화하기 위해 현재 자동차 선진국(미국·유럽·일본 등)에서는 장기계획으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가운데 대표적인 연구·개발 사례로서 미국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대학내에대학·기업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추진중인 PATH프로그램이 있는데 97년까지 실험차량을 개발하여 고속도로에서 실제 데모를 하게 되어 있다. 또한 미국 동부 버지니아에서는 고속도로 연결구간에 6마일의 스마트 하이웨이를 건설하여 여러가지 지능형 교통체계를 통합 시험하고자 한다.
한편 유럽에서는 지난 86년부터 자동차 업체가 주관하는 프로메테우스 프로그램에서 스마트 자동차 개발에 착수한 바 있으며 앞서 언급한 다양한 기능들을 갖는 시스템 개발에 몰두하여 왔다. 최근에 이 프로그램은 공동 연구를 종결하고 향후에는 각 자동차 업체가 지금까지의 기술개발 결과들을 토대로 실용화를 위한 경쟁관계에 돌입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 건설부 주도하의ARTS(Advanced Road Transportation System) 프로젝트, 운수부 주도하의 ASV(Advanced Safty Vehicle) 프로젝트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개 추구하는 목표들은 비슷하나 접근방식은 유럽·미국과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고려대 한민홍 교수가 무인 자동차 개발에 앞장서서 신제품을 개발하여 실험중에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연구·개발 동향을 간단히 소개하였는데 첨단 차량/도로체계의 연구·개발 결과가 실용화되기까지에는 넘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이러한 첨단 차량 제어장치를 장착한 차량들이 실제 사고를당했을 경우 책임이 운전자보다는 차량 제조업체로 넘어갈 공산이 커 거의완벽한 상태의 장치개발이 절대적이므로 이는 장기간에 걸친 연구와 실험이필요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러한 차량개발은 장기간 연구가 필요할뿐만 아니라 개발 소요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또한 개발 결과를 전부 실용화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자동차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숙면 우리도 이에 관한 연구개발이 반드시 있어야 하겠으며 기술 개발과정에서 여러가지 연구 부산물이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이승환 아주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