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수요정체와 업계의 공급능력 확대로 총체적 답보상태에 빠진 인쇄회로기판(PCB) 및 관련업체들이 직간접으로 연결된 해외 제휴선과의 다각적인 협력강화를 통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PCB업체들은 지난해 초부터 올해까지 대대적인 설비증설을 계속한데 따라 장차 해외시장 개척이 사업의 성패와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해외파트너와의 긴밀한 관계를 발판으로 위탁판매·합작투자·기술교류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는 설립초기 합작투자로 인연을 맺은 히타찌社와 원판구매·기술교류·우회판매 등 밀접한 협조체제를 유지해온데 이어 최근에는 드라이필름 후가공생산을 위한 합작투자법인을 설립하는 등 협력을한층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기술제휴선으로 다층기판(MLB)에서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일본 이비덴社와 단순한 기술도입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부터 이비덴을 통한 일본 우회수출을 적극 추진, 현재 이 회사 직수출 물량의상당부분을 소화하고 있다.
영풍그룹계열 연성PCB(FPC)업체인 유원전자(대표 최창호)는 지난해기술제휴를 체결한 일본 스미토모社로부터 제조기술 및 원판·장비 등을 도입한데 이어 현재 합작투자를 모색하고 있으며 모기업인 영풍이 인수한 미국유수의 FPC업체인 플렉스링크를 경유한 對美수출에도 나섰다.
천안에 대단위 PCB공장을 설립한 서광전자(대표 이희술)는 협력선인 미국 중견 MLB업체인 웨스텍社가 미국내 일부공장을 정리한데 따른 초과 수주분을 공급키로 합의, 웨스텍을 통한 미국 수출과 기술교류를 병행 추진중이다.
또 PCB원판업체인 두산전자(대표 이정훈)는 전략적제휴를 맺은 세계 최대의 PCB메이커인 일본 CMK社에 페놀원판을 주력공급하는 것을 비롯,합작선인 미국 얼라이드社와 MLB소재·BT원판 등 기술지원과 동남아 페놀원판시장의 판권을 이전받는 등 다방면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새한전자(대표 윤영기)가 과거 합작선이었던 CMK社와 유대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PCB장비업체인 SMC(대표 이수재)는 협력업체인 일본 오토기연을 통한 WET장비의 대일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업체들이 대거 설비증설을 추진, 국내 수요만으로는 장차 뚜렷한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며 『수출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차원에서 해외 파트너를 통한 협력관계 구축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지적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