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차세대 평판표시장치 기반기술 개발사업이 산관학공조체제의 모델케이스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돼 차세대 국가주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평판디스플레이의 자립기반 구축이 기대된다.
한국디스프레이연구조합이 총괄주관하는 이 사업은 선도기술개발사업(G7)과제의 하나로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2001년까지 7년동안 통상산업부 등 정부의 자금지원아래 평판디스플레이의 제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스프레이조합이 1차년도 과제시한인 9월을 앞두고 중간점검을 겸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주 보문단지에서 개최한 제1차 워크숍에는 총 19개 과제를 맡고 있는 산업계·학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관련업체 관계자 등총 8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 자리에는 오리온전기의 종합연구소소장인 신동기 상무, LG전자 평판디스플레이 연구소장인 박복용 이사 등 임원들과 연구원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신화물산 김해강 부사장, 삼성코닝·한국전기초자·스테코·제일합섬 등개발과제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소재·장비업체 관계자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석해 자리를 뜨지않고 발표를 경청하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디스프레이조합이 일체의 비용을 부담한 이번 행사는 총괄사업단장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오명환 박사가 『참석자들이 너무 많아 비용이 초과됐다』며『과제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참석자들에게는 비용부담을 시켜야하지 않겠느냐』는 농담을 할 정도로 산학계의 기대 이상의 관심을 끌었다.
평판표시장치 기반기술 개발사업 워크숍은 특히 발표할 연구과제가 많아식사시간 외에는 일체의 휴식시간도 없이 강행군으로 치뤄졌으나 어느 누구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3일 동안 치뤄진 이번 워크숍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과제 참여자들의 확고한 자신감과 열의, 그리고 산업계·학계의 동반자정신으로 요약된다.
이는 오명환 사업단장이 워크숍 개회사에서 강조했듯이 평판디스플레이는한·일간의 기술격차가 가장 좁은 분야의 하나인데다 조만간 황금시장으로부상할 전망이어서 연구개발자들이 신명을 바쳐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총 19개 과제 대부분이 6개월이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으며 일부 과제는 일본보다한단계 높은 목표로 재수정하자는 제의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산업계에서는기초요소기술 외에도 일부 과제를 학계에 위탁해 산학 공조체제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계에서는 기초요소기술을 제품기술로 쉽게 활용할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같은 현상은 디스플레이업계가 연구인력의 부족으로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하기에 역부족인 현실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산학간 인력교류가 상당히 진전된데 따른 공감대 형성도 무시할 수 없는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과제에 참여한 교수들중 한때 관련업계에 종사해온 사람들이 많았으며 따라서 산업계 인사와 두터운 친분과 산업계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잘 알고 있는 처지였다.
다만, 이번 워크숍에서는 학계의 연구설비가 미비해 산업계가 지니고 있는설비의 공동활용이 아쉽다는 점과 산학간 인력교류가 산업계에서 학계로 일방통행되지 않고 학계에서 산업계로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그리고 높은목표책정에 비해 연구기간과 연구비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 개선돼야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한편 개발사업단은 이번 워크숍 막바지에 2차년도부터는 연차별 연구실적을 엄정히 평가, 실적에따라 연구비를 차등지원하겠다고 발표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