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AV업계 중국진출 활발

국내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불황을 탈출하려는 중소AV업체들이 중국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일반 CD와 비디오 CD 및 노래반주기 기능이 합친 비디오 CDP의 경우LG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과 소니·JVC·산요·파이어니어 등 일본업체들이 중국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소 업체들의 틈새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현재 중국시장 진출에 성공적인 업체들은 노래반주기 전문업체인 대흥전자를 비롯 비디오CDP를 제조하는 디지텍, 신호테크 및 스피커 전문업체인 소닉스 등이다.

이 가운데 대흥전자의 경우 올들어 중국에 약 8천대의 노래반주기 수출계약을 이미 체결한 데 이어 연말까지 5백60만달러어치의 노래반주기를 수출할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흥전자는 중국 현지에 2개의 공장을 설립했으며 중국판매회사와도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또 중소 비디오 CDP업체들 가운데 디지텍은 자체 개발한 비디오CDP 2개 모델 17만대를 중국에 수출키로 했으며 신호테크 역시 노래반주시스템을 채용한 비디오 CDP를 오는 7월말까지 2만대, 올 연말까지 총 10만대 가량 수출할계획이다.

이밖에 스피커 전문업체인 소닉스전자도 대흥전자의 노래반주기 수출 호조에 힘입어 노래방용 스피커세트 수출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처럼 AV기기, 특히 비디오 CDP의 중국시장 진출이 활발한 것은 중국 내수시장이 이제 태동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

우리나라는 VCR 보급률이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비디오 CDP의 수요가그리 크지 않지만 중국은 VCR와 비디오 CDP 등의 가전제품 보급이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비디오 CDP의 경쟁력이 우리나라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불법복제가 활개치고 있는 중국에서는 기기뿐 아니라 비디오 CDP에서 재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싼 가격에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이상대적으로 비디오 CDP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비디오 CDP의 경우 대당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약30만원 선이며 비디오 CDP용 소프트웨어는 3천원 정도여서 VCR 및 비디오 테이프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고 말했다.

노래반주기의 경우 중국 경제에 여유가 생기면서 과거 일본이나 한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성행했던 노래방 및 가라오케가 중국인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이 활발하다.

대흥전자나 디지텍 등의 업체들이 반조립 형태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것은 완제품보다 반제품의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현지 회사들과 협력관계를 체결해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비디오 CDP시장은 지난해 50만대를 형성했으며 올해엔 그 두배인 1백만대 가량이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비디오 CDP는 주로 항구도시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으며 노래반주기는 조선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북3성에서 점차 항구도시 지역으로 남하하고 있는추세다.

이처럼 중국이 AV기기의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현재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업체들의 중국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초부터 매출이 떨어지는 등 국내 경기가 불황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남아메리카 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제품수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