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배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도스와 윈도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세계 PC 운용체계(OS)시장을 석권해온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이 최근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체제가 「누수 현상」을 빚고 있는 최대의 원인은 네트워크컴퓨터의 등장.
「최소의 사양으로 최적의 기능을」 지향하는 오라클 주도의 네트워크 컴퓨터(NC)는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컴퓨터 개념이다.
이 새로운 유형의 컴퓨터는 최소의 필요 부품만을 사용해 5백달러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올 가을께부터 출하될 예정이다.
이같은 네트워크 컴퓨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 지배에 영향을 미치는것은 이 컴퓨터가 특정 업체의 운용체계나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
바꿔 말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더 이상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컴퓨터 개발의 기치를 처음 내건 오라클과 애플, 선 마이크로시스템즈, 넷스케이프, IBM 등 주요 참여 업체 모두가 反마이크로소프트라는연대 의식을 갖고 있던 업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는 당연한 귀결이라 할수 있다.
세계 PC 산업의 「윈텔 진영」에의 예속성 탈피, 특히 그 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 차단이 네트워크 컴퓨터가 탄생하게 된 주요한 배경인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부터 네트워크 검퓨터에 무관심하거나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의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지난해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이네트워크 컴퓨터의 기치를 내걸자 PC 옹호론으로 맞서면서 「PC냐 NC냐」의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네트워크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지지하는 세력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또다시 네트워크 컴퓨터는 물론 기존 PC와도 차별화 된 SIPC(간편대화형 PC) 개념을 발표하고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SIPC의 핵심적 특징은 전원을 켜면 바로 작동하고 오디오·비디오 등가전 제품과의 연계 사용이 가능하며 전자 메일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등 다양한 기능과 사용 간편성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는 것.
NC가 네트웍 특히, 인터넷에 기반한 대중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SIPC는 고성능 가전 제품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양자의 승패가 어떻게 판가름 날지는 현재로선 예측불허다. 이제 시작된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NC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는 세력은 예전의 反마이크로소프트 기치하에모였던 세력과 양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5년전, 윈텔에 대항, 파워PC 개발을 위해 뭉친 IBM애플모토롤러나 2년전, 대화형 TV 개발을 추진했던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업체 연합들은 산업계 전반에 걸친의 광범위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그 결과 파워PC나 대화형 TV 시장은 당초 의도와 달리 그리 큰 성과를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컴퓨터는 그 때와 상황이 또 다르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시장의 주요 리더들이 대거 오라클의 네트워크 컴퓨터를 지원하고있는 가운데 이미 20여개 가량의 업체가 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어느 때보다 반마이크로소프트 진영의 세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뒤늦게 뛰어들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못한 인터넷 시장의 주요 업체들이 네트워크 컴퓨터로 모여들고있어 그 힘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네트워크 컴퓨터 지지를 선언한 선 마이크로시스템즈가최근 인터넷 표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자바 언어에 기반한 네트워크 기기 운용체계와 「자바빈」이란 응용 소프트웨어 제작 기술 개발을 발표, 마이크로소프트를 더욱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자바를 기반으로 최근 급속히 커지고 있는 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하겠다는것이 선社의 의도다.
선의 이같은 계획은 넷스케이프, IBM, 오라클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밀어내고 네트워크 중심의 컴퓨터 세계의 중심에 서려는업체들이 반마이크로소프트라는 공동의 목표하에 서로 연대와 지원을 아끼지않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대해 인터넷에서도 이미 형성된 윈도의 영향력을관철시켜 나가되 웹 데이터를 자사 응용 프로그램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도전 세력에 맞선다는 전략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