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이 비디오 판매 좌우..업계 신선한 제목 붙이기 경쟁

비디오프로테이프업계에 최근 새 타이틀 붙이기 경쟁이 치열하다.

신작비디오의 판매증대를 위해 자극적인 단어로 호기심을 유발시키거나 특정작품의 시리즈물을 연상시키는 제목을 붙이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는 것.

SKC의 6월 출시 예정작으로 젊은 유부녀와 훈련생도의 사랑을 그린 「길벨로우의 사관과 신사」는 원제가 「은빛 해변가(Silver Strand)」로 데브라윙거 주연의 「사관과 신사」와는 내용상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작품이다.

단지 더글라스 데이 스튜어트라는 동일한 시나리오 작가가 각본을 썼다는점에서 착안, 이러한 제목을 붙인 것. SKC는 이 영화가 미개봉작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제목덕분에 숍주들의 반응이 좋아 개봉작 B급 수준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스타맥스의 6월 예정작 「야성녀 아이비」는 경쟁사의 발빠른 출시로 손해를 본 경우다. 이 영화는 「ET」의 아역스타 드류 베리모어의 성연연기가 볼거리인데다 친구아버지와의 불륜장면이 문제가 되어 수입불가판정을 받는 등화제를 뿌렸던 작품.

그러나 이 영화는 감독과 주연배우가 다른 시네마트의 지난 5월 출시작 「야성녀 아이비2」가 숍주들의 구매의사에 마이너스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일영상의 올 상반기 출시작 「로빈쿡의 아웃브레이크」도 더스틴 호프먼주연의 「아웃브레이크」와는 무관한 작품. 원제가 「로빈쿡의 바이러스」인이 작품은 미개봉작으로서는 성공적인 1만2천개의 판매를 기록했다.

현재 비디오대여 인기순위 상위에 올라있는 「덴젤 워싱턴의 킬링 머신」은 CIC가 제목선정에 고심한 작품. SF보다는 액션이 먹혀 드는 렌털시장의생리를 감안, 원제인 「버추오서티(Virtuosity)」나 극장개봉명 「가상현실」대신 지명도 있는 주인공 이름 뒤에 킬링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붙였다.

무비뱅크가 내놓은 「은행나무 침대방」은 아직 비디오로 출시되지 않은 SKC 「은행나무 침대」의 제목을 도용한 경우이고, 「96 부부생활 가이드」(장우) 「부부생활 러브센스 101」(하늘영상) 「한방 부부클리닉」(장 프로덕션) 등은 BM코리아의 지난해 히트작 기획물 「부부생활리서치」와 유사작품들이다.

이러한 타이틀 붙이기 경쟁은 마케팅 전략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제목도용으로 경쟁사에 타격을 줄 위험이 있을 경우에는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비디오업계의 지적이다.

〈이선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