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자산업을 둘러싼 통상문제가 최근 방어적 입장에서 공격적 형태로, 단순한 반덤핑에서 우회덤핑과 국제조세(이전가격)쪽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는 전자업계의 적극적인 현지화 추진과 세계무역기구(WTO)출범 이후 크게 달라진 것으로 전자통상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관계기관및 업계에 따르면 90년대들어 전자업계의 해외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제 전자3사를 중심으로 한 전자업체들은 직수출을 지양하는 대신에 「현지생산,현지판매」라는 현지화쪽으로 해외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수정, 그동안 핫이슈로 제기돼온 반덤핑 문제가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또 WTO 출범이후 외국의 통상압력에 대한 방어적인 자세에서 탈피해 이를정면 돌파하는 적극적인 공격형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지난 5월 2일 WTO내 WCO(World Customs Organization)의 H.S집행위원회에서 한국정부가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제소한 CD롬 드라이브 세번(H.S)변경과 관련한 최종 판정에서 28대 6으로 압승한 것은 WTO 출범 이후 공격적 통상 협상의 첫 개가로 꼽히고 있다. EU는 지난해 8월에 VCR에 대한 수입관세를 3.9%에서 14%로 크게 높이고 이 VCR세번에 컴퓨터 주변기기(관세율 2%)인CD롬 드라이브를 포함시켜 97년부터 적용키로 하자 LG전자를 중심으로 이의부당성을 제기, 우리정부가 이를 WTO에 제소했다.
정부는 또 삼성전자가 강력히 제기해온 컬러TV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반덤핑 규제를 WTO에 제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자업체들은 이와함께 이달말로 예상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한국산 전자레인지에 대한 반덤핑 확정판정 결과에 따라 그 부당성을 정부에 공식 건의해 정부가 WTO에 제소토록한다는 방침이며 지난해부터 EU가 소형제품까지 포함시켜 단일 덤핑케이스로 확대재심에 들어간 컬러TV에 대한 반덤핑 판정에대해서도 WTO제소까지 고려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우회덤핑은 전자업계의 해외현지 직접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인근 국가로의 수출과정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새로운 통상현안으로 제기되고 있다.그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美상무성이 본질의서를 보낸 멕시코산 한국 컬러TV에대한 우회덤핑 조사. 이 결과에 따라 우회덤핑 제소는 급속히 확산될 조짐이커 전자업체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美 세무당국(IRS)이 최근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법인에 대한 이전가격을 문제삼은 것을 시작으로 이전가격 문제도 전자분야 통상의 새 이슈로등장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자국내에서 활동중인 외국법인에 대해 철저한 세무조사를 실시, 본사에서 공급되는 제품가격 등 이전가격에 대한 부당성을 캐내기 시작했는데 이는 EU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현대전자 등 전자업체들은 이전가격 문제가앞으로 중요한 국제통상 현안으로 대두될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 기능및 업무를 강화해가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