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서비스시장에는 아메리카 온라인(AOL)만이 홀로 남게될 것인가?
최근 2~3년동안 인터넷이 초고속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컴퓨서브·프로디지등 경쟁 온라인업체들이 인터넷의 웹(WWW)으로 주소지를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순수 컴퓨터 온라인서비스영역에는 AOL만이 잔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컴퓨서브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 기존 서비스를 웹으로 전환해갈것이라는 의사를 밝힌바 있고 프로디지도 인터넷접속 서비스를 시험운용하는등 웹중심의 사업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또한 후발주자인 MS도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MSN)를 웹 플랫폼으로 전환해갈 것이라고 이미 천명한바 있다. 이들로서는 답보하고 있는 온라인시장보다는 성장세에 있는 인터넷부문에 인력과 자금을 집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온라인서비스를 표방하며 출발한 업체들 가운데 인터넷과 온라인병행서비스를 지속하게될 업체는 AOL만이 유일하게 됐다.
경쟁업체들과 달리 AOL은 인터넷과 온라인서비스 모두를 제공할 것을 고집하고 있고 이는 대개의 업체들이 인터넷으로 옮겨간 상태에서 AOL만이 온라인서비스시장 남게 된 것이다.
실상 AOL의 온라인서비스 가입자수 증가세는 다소 지지부진한 것이 사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양키그룹에 따르면 지난 6개월동안 AOL은 외형적으로는 4백만명의 고객을 새로 확보했다. 그러나 기존 가입고객 가운데 2백 30만명 정도 떨어져 나가 신규 가입자는 1백70만명 불과햇다.
AOL은 현재 총 6백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가입자수를 오는 98년까지미국에서만 1천만명으로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를 비롯한전세계적 규모의 온라인서비스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AOL은 이러한 온라인 사업전략 축을 요금에 두고 있다. 온라인서비스외에e-메일 교환, 뉴스나 다른 정보의 제공에 대해서는 요금을 받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가 인터넷의 성장가능성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온라인업체들은 그동안 온라인부문에서 획득한 노하우를 경시하고 있다. 우리는 온라인시장에서의 경험을 소중히 할 것』이라는 AOL마케팅 담당자의 말처럼 오히려 온라인시장에서의 성공을 인터넷부문에서도 고스란히이어가려 하고 있다.
실제로 AOL은 수익의 30%를 인터넷부문에서 얻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내비게이터(GNN)를 통해 인터넷접속 서비스를 제공한지 8개월이넘었고 이 서비스는 별다른 선전을 하지 않았음에도 현재 15만명의 유료가입자를 확보한것으로 추산된다. AOL은 GNN이 앞으로 1년안에 5만명의 가입자를 더 확보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AOL은 최근 퍼시픽 벨과 제휴, 캘리포니아州에서 서비스중인 이 지역벨사에 인터넷관련 정보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이같은 AOL의 전략은 한마디로 「더 가까워진 네트워크 세상」이라는 말로요약될 수 있다. 인터넷의 보편화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가입자가 원하는 정보제공을 위해 온라인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해물은 있다. e-메일부문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도라」등 일부 인터넷 소프트웨어는 AOL의 독자 온라인기술과 호환성을 갖지않는다. 또한 웹의 화려한 멀티미디어 정보들을 제공하기 위한 고속 정보전송차원에서 별다른 노력을 진행시키는 것도 없다.
인터넷 브라우저로 가면 문제는 한층 심각해진다. MS나 넷스케이프와의 제휴도 무산된 상태. 이용이 어려운 브라우저 때문에 더 많은 고객들이 AOL에서 빠져나와 웹으로 가려 한다는 지적도 높다.
결국 AOL에게는 기존의 폐쇄시스템에서 인터넷이라는 개방된 세계로 유연하게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 셈이다.
이밖에도 인터넷 접속을 희망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고 AT&T등 전화업체를비롯한 경쟁업체들의 요금은 점점 더 싸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 부문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서 AOL은 월 20시간 접속요금을 월 20달러 이하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당 수익은 다소 하락할 것이다. 그러나경쟁업체들은 무제한 접속에, 더욱 더 저렴한 요금을 제시하고 있어 AOL의전술이 기대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점도 많다. 업계에서는타임 워너의 케이블TV 네트워크인 HBO를 예로 들어가며 AOL이 무엇보다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는 신뢰성있는 브랜드를 가진 업체들이 사업이 용이해질 것이다.
현재로서 AOL은 저렴하거나 앞서나가는 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인지도 높은브랜드의 개발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충고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00년 온라인서비스 이용자는 1천3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터넷 가입자수는 그 세배 이상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런만큼 어떤 업체도 인터넷을 경시할 수 없다. 다만 미국인구의 11%만이 인터넷이나 온라인에 접속해있다는 통계에서 추측해볼 수 있는 것처럼앞으로 당분간은 인터넷과 온라인의 상호 보완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이달들어 AOL은 컴퓨터잡지 「PC 매거진」으로부터 「에디터즈 초이스」상수상업체로 선정됐다. 온라인시장에 발을 딛고 인터넷부문을 지향하는 서비스개선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처럼 AOL은 현재 온라인과 인터넷 서비스 모두에 기반을 두는 유연성을갖고 있다. 앞으로는 추이에 맞춰 전략을 수정해가면 되는 것이고 인터넷이든 온라인이든 고객들을 자신의 테두리로 끌어오면된다는 것이 AOL의 전술이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