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와 로봇 등을 제어하는 수치제어(NC)장치에 PC를 사용한 「PC NC」가 지난해 10월 이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또 PC 신뢰성에 대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범용성 등 다양한 이점을 지니고있어 많은 NC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PC NC시장은 PC의 고성능화와 저가격화를 배경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기술의 오픈화 움직임도 활기를 띠고 있다.
NC장치는 공작기계 및 생산용 로봇 등을 움직이는 「두뇌」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NC장치에는 일반적으로 전용컴퓨터가 탑재돼 고속의 지시와 명령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PC NC는 전용컴퓨터 대신 일반적인 PC를 활용한다.
이 PC NC사업의 시초는 히타치精機이다. 지난해 10월에 NEC와 공동으로 「SEICOS-A」시리즈를 개발, 히타치정기의 공작기계에 탑재해 지난해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 공작기계의 PC NC에는 NEC의 PC 「PC98시리즈」의 산업용판인 「FC9821-K」를 채용했다. NEC는 「FFC-X」시리즈를 지난 10월부터 순차발표하는등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이 시리즈는 히타치와 공동개발한 PC NC를 하드웨어로 모터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부분을 독자적으로 개발, 적용했다.
NEC는 산업기계용 간이형 「FFC-X1」과 공작기계용 「FFC-X2」 2개 기종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두 기종을 합쳐 연간 2천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용NC 최대업체인 파낙도 후지쯔와 공동으로 일반 PC를 이용해 공작기계등을 제어하는 제어보드 「파낙NC보드」를 개발했다. 이 제어보드는 최대 4대의 서보모터와 2대의 스핀들모터를 제어할 수 있다.
이밖에도 일본IBM·미쓰비시전기·도시바기계 등 17개社도 PC NC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올 9월경에는 이 장치를 탑재한 실용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NC장치는 이제 「오픈화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오픈화」는 장치의 호환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파낙과 미쓰비시전기 등 전용 NC장치 생산업체들은 지금까지 이러한 현실적인 필요성을 무시해 왔다. 즉 「NC가 앰프를 통해 서보모터를 어느정도 움직이도록 지시하는가」 등을 나타내는 인터페이스부분은 공개하지 않은 채 NC와 서보모터를 일괄 판매해 왔다.
이 때문에 공작기계업체와 사용자들은 지금까지 생산라인 건설과 원하는 NC와 모터를 조립하는 작업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PC NC의 경우 원칙적으로 NC·앰프·모터 등은 어떤 업체의 어떤기종이라도 조합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SEICOS-A」에는 파낙과 NEC2종류의 서보모터가 사용된다.
PC NC에는 이미 친숙한 기본 소프트웨어(OS)가 사용된다. 「FFC-X시리즈」는 각각 윈도판과 도스판이 있고, 파낙NC보드의 OS는 윈도95이다. 사용이편리할 뿐 아니라 공통의 OS로 움직이는 다른 기계와 폭넓은 조립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품목당 라인변경 및 소프트웨어의 교체가 손쉬워지고 생산시스템이 자유롭게 구성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파낙은 전용NC와 마찬가지로 PC NC도 일괄판매만을 허용하고 있다. NC보드와 서보모터 등을 세트로 판매할 뿐, NC보드만의 판매 등은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파낙 역시 오픈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고 있다. 파낙측은 앞으로 전용 NC와 PC를 별도 판매하는 형태로 판매방식을 바꿔나가면서오픈NC 제품을 다양하게 갖춰 상승효과를 노릴 방침이다.
공작기계에 대한 PC NC적용으로 하드웨어부문의 차별화는 그다지 의미가없어졌다. 이는 앞으로 PC NC의 수요는 가공 및 생산관리 등의 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가 좌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파낙은 전용 NC로 축적한 소프트웨어를 윈도판으로 수정해 공급할 계획이다.
PC98용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NEC의 경우에도 일본어소프트웨어의 확충이 매출신장의 한 열쇠라고 보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NEC의 PC NC와 파낙의 NC보드, 일본IBM 등이 개발중인 PC NC의 규격은 각각 다르다. 통일규격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불발에 그쳤었다.
규격문제와 관련, NEC와 파낙은 「오픈NC」의 규격작성을 추진해 오는 9월경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최근 PC기술의 진전을 계기로 PC NC의디펙토스탠더드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