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의식의 교각 (217)

그는 코를 훌쩍인다.

『그들을 쫓는 일에 꽤 많은 시간을 보냈소. 그들의 기(氣)상자를 수집하면서 말이오. 그러다가 국경을 넘어오기 시작하는 완전히 새로운 세대를 발견했소. 이들은 달랐소. 이력서의 학력이 다 박사니 석사니 하는데 어떤 놈은 정치적 야망까지 있었다고 하더군요. 재력있는 스폰서의 리스트가 들어있는 데이터베이스까지 말이오. 이민국이 이번에는 진짜 똑바로 앉아 주시하기 시작했소.』

채드위크는 쉬지 않고 계속한다.

『이 사이보그들 중에는 시의원에 선출되는 자도 있었소. 주 상원의원 자리를 노리는 자도 있었고. 차츰 아슬아슬한 상황이 되어갔소. 무슨 뜻인지알겠소? 빅터가 가상수사국에 취직한 것도 바로 그때쯤이었소.』

채드위크는 다시 의자 깊숙히 몸을 묻는다. 다리에서 우드득 하는 소리가난다.

『수사국은 좀 급하게 형성되었소.』

그는 월더 P88을 공중에 휘두른다.

『이 뉴도쿄 훈련은 원래 합동작전이었소. 브뤼셀 사람들이 워싱턴 사람들과 공조하고 있소. 이제 나는 특수요원 벨라스케스가 작전중 순직했다고 보고해야 할 것이오.』

채드위크는 좀 우울해 보인다.

『준비되었습니다.』

『고맙네, 해리스. 잘했어! 이제 1초만 있으면 될 것이오. 다운로드에 협조해줘서 정말 기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요. 사실 통증도 거의 없을것이오. 준비하시오.』 채드위크는 살짝 어깨를 친다.

『고백할 것이 하나 있는데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지 어떨지를 몰라 지금하고 싶소. 우주정류장에서 당신을 해치우려고 했던 사람이 바로 나였던 것알고 있소? 그 예쁜 카토양하고 같이 곤돌라에 있을 때, 작살을 쏜 것 말이오. 난 당신을 놈들이 보낸 줄 알았소. 빅터가 나중에 알려줬지. 당신이 숨겨진 귀재인 줄 몰랐었소. 용서하시겠죠, 고비씨? 고비씨?』

『스탠드 바이,』

해리스가 외친다.

『스위치를 올리려고 합니다.』

바로 그때 43층의 메인프레임이 폭발하고 고비는 그의 영혼을 되찾아 무의세계로 휩쓸려 들어간다. 그는 빠져나갈 길을 찾은 것이다.

『그자를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런, 빌어먹을!』

『저.』

『뭔가, 해리스? 난 지금 생각하는 중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