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업계와 원판(동박적층판:CCL)업계간의 에폭시원판가격인하 협상이 막바지에 돌입, 지난해 9월 2차 가격인상 이후 10개월여만에 산업용PCB 원판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전자·코오롱전자·한국카본 등 주요 에폭시원판업체들은 올 초부터 줄기차게 제기된 PCB업계의 가격인하 요구를 수용,FR4·CEM 등 산업용PCB 원판공급가를 일제히 인하키로 하고 최근 해당 거래선별로 개별협상에 본격 착수했다.
원판업체들은 현재 기존 FR4 에폭시양면원판 평균가격에서 10% 가량 낮은 33.5달러(레귤러사이즈 기준)대를 마지노선으로 설정, 6~10%대의 인하율을 갖고 거래선별로 막판 협상중인데 일부업체는 이미 합의를 마친 것으로전해졌으며 조정가격은 이달 1일자로 소급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동안 공급가를 PCB업계 전반에 일괄적용해오던 원판업체들이이번에는 PCB업체의 구매량·기여도·신용 등에 따라 가격을 차별적용할방침이어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의 에폭시원판 구매가격이 장당 1~2달러가량 차이가 날 것으로 보여 향후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30%에 가까운 가격인상 이후 모처럼 가격인하가 추진되고 있는 것은 에폭시원판의 핵심소재인 얀(yarn)가격이 세계적인 PCB산업의 불황으로 야드당 1.60달러에서 최근 보합세를 보이는 데다 세트업체들의 계속되는 가격인하압력으로 PCB업계의 원판가격 인하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제 얀시세의 초강세로 사상 최악의 에폭시원판 품귀사태를 빚었던 지난해와 달리 PCB산업의 총체적인 불황이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면서원판 재고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에폭시원판 3사간의 경쟁가열과 외국원판의국내유입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번 에폭시원판 가격인하 움직임에 대해 PCB업계관계자들은 『예상 인하폭이 지난해 2차 인상분인 13~14%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고 원판가격 인하에 따라 세트업체들의 가격압박이 가중될 것이 불보듯 뻔해 별다른도움은 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