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석재 같은 브라운관 프레임, 가죽질감이 느껴지는 냉장고 도어, 고무로 만든 듯한 전화기 등 가전제품에 채용되는 외장재나 도장기술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국내 가전수요의 대형·고급화 추세와 함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자인의 비중이 커지면서 인테리어 감각과 감성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이처럼 외장재와 도장기술 개선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냉장고의 경우 철판에 비닐을 입혀 광택을 낸 VCM(Venile Coated Metal)강판에 가죽같은 느껴질 수 있도록 표면 처리한 엠보싱 도어나 나무로 만든것 같은 우드컬핏 손잡이는 입체감과 고급스런 이미지를 한층 살려준다. TV의 경우 과거엔 무거운 브라운관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목재나 ABS같은 고강도 합성수지를 사용했으나 설계및 소재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HIPS라는고강도 합성수지에 다양한 코팅기술을 적용하여 마치 석재나 금속같은 느낌이 들게한다.
또한 스피커망에는 섬세한 PVC나 폴리스틸렌을 사용, 마치 스피커가 없는것처럼 단순한 디자인을 연출하고 있다.
세탁기의 경우는 별도의 도장 공정이 필요없는 PCM(PreCoated Metal) 강판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세탁조 내부는 플라스틱 대신 스테인리스 스틸판으로대체되고 있다. 또한 복수의 색상과 무늬를 삽입할 수 있는 PCM 강판을 채용한 제품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VCR·오디오·청소기의 경우도 미관을 고려, 외장이 고급화되고 있다.
주로 무채색에 무광 표면처리를 하던 오디오에도 메탈릭 도장을 입히고 있다. 청소기는 히이글로시 광택 도장이 일반화되었으며 고급형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연장관을 채용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관련 소재 및 도장기술의 향상에 힘입은 것이지만 원가절감을 위해 생산공정의 모듈화와 표준화를 앞당기는 역할도 한다.
대우전자 디자인실의 홍승천 선임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이 사용하는 기본외장소재는 일본과도 별차이가 없지만 사출·도장 등 선·후가공 기술과 색상·문양삽입 등과 관련된 SW기술은 다소 뒤떨어져 있다』고 설명하면서 『제품 차별화추세로 인해 외장기술에도 변화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