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시장이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의 가격구조가 무너지고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마진이 대폭 감소되고있는데다 경기침체와 함께 비수기까지 겹쳐 컴퓨터산업 불황터널의 끝이 안보인다.이에따라 컴퓨터시장의 불황타개를 위한 대응책을 10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1>비수기를 공략하라.
강남에서 전문컴퓨터 유통업체의 한 대리점을 운용하고 있는 K사장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거의 일손을 놓는다.
한달전 할인판매와 축구공사인볼 증정등 다채롭게 벌이던 판촉행사도 하나둘씩 마감하고 그동안 영업활동을 위해 대거 채용했던 아르바이트생등 임시고용사원을 대폭 줄여 소수 정예화했다.
K사장은 평소보다 매출액이 50%정도로 뚝 떨어져 영업사원의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료조차 버거워지는 매년 5.6월이면 공격적인 영업을 지양하고 매장을 찾는 고객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영업으로 전환한다.
일선 소규모대리점은 물론 전국유통망을 갖춘 전문유통업체에 이르기까지컴퓨터유통업계에서는 성수기의 반짝경기동안 일년 매출액의 대부분을 달성함으로써 매년 「하루벌어 열흘사는..」식의 일과성 판촉을 되풀이하고 있다.
대기업 PC업체들 조차 비수기동안에는 신제품 개발,출시를 준비하는등컴퓨터판촉의 휴식(?)기간으로 치부하고 있다.
컴퓨터 유통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판매주기를 4∼ 6월과 9∼ 10월 5개월을 비수기로,1∼ 2월, 7∼ 8월, 12월 5개월은 성수기로 꼽는다.3월과 11월은중간 과도기로 판단,이에맞게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부분의 컴퓨터유통업계는 성수기 5개월 동안 영업력을 집중하는 반면 비수기 5개월동안에는 휴면기간으로 지정,소극적인 판매활동으로 일관한다.
컴퓨터유통의 불황타개는 비수기의 공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게 유통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잃을때는 적게 벌때는 많이」라는 증권투자 이론처럼 누구나 매출액이상승하는 성수기보다 비수기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있다.
대우통신의 마켓팅 담담 최용복 이사는 이와관련 『대우통신에서는 그동안비수기의 소극적인 마켓팅 전략을 탈피해 대대적인 광고투자를 통한 인지도제고등 적극적인 마켓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매년 행하는 정기바겐세일을 성수기에서 비수기인 이맘때쯤으로 옮기거나 비수기기간에 전국 순회 판촉행사를 검토하는등 비수기 공략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진컴퓨터랜드 잠실지점의 양승식 지점장은 『평소에 비수기와 성수기를구분해 영업하고 있지 않다』며 『하지만 최근 고객이 수리를 위해 맡기거나의뢰한 제품을 서비스 처리 후 매장에서 직접 고객에게 전화로 확인하는 해피콜제도등을 새롭게 도입하는등 비수기 동안 대고객서비스에 더욱 신경쓰고있다』고 밝힌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성수기동안 베풀은 다양한 서비스가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업체들로부터 외면당할때 그 업체에 가장 큰 불만을 갖게 마련이다.
지난 2월 펜티엄PC를 구매한 용산구 서부이촌동의 H씨는 『지난 2월 K사가 완벽한AS 보장 등의 판촉행사을 벌이면서 판매한 제품을 구입했으나K사의 AS지정점에서 A/S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분통해 했다.
K사 지정점에서는 비수기라 아르바이트생들이 대부분 일찍 퇴근해 A/S요원이 없었다며 변명했으나 며칠후 또다시 방문했을때도 여직원만 남아 다시찾아줄것을 요구,앞으로 K사 제품은 절대 구입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최근 국내 PC시장의 수요특성이 점차 실수요자 위주로 전환되면서 비수기와 성수기의 경계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유통전문가들은 이제 유통업체에서 단기적 이익을 위해 특정기간에만 영업력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일년내내 고객과 함께하는 적극적인 마켓팅을 펼쳐야할 것으로 주장했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