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시장을 개척하라
「멀티미디어 구현」, 「완벽한 사운드와 영상 실현」, 「고속처리」 등최근 등장하고 있는 PC의 광고문구는 몇년전 신문이나 판촉물을 통해 발표된 것과 별 차이가 없다.
몇년전만해도 소비자들에게 PC에 대한 신선함과 기대감을 줬던 이러한문구는 이제 식상한 표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최근 PC유통업계나 제조업체들이 내세우는 광고문안을 살펴보면 이들업체가 아직도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자극하는 구태의연한 판매활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한때 PC는 고가의 첨단장비로 사치품(?)으로까지 간주돼 일부계층사이에전시용으로 충동구매가 유행한 적도 있었으나 이제는 실수요자들의 구매가보편화되고 있다.
PC는 「필요」가 있어야 「구매」가 있는 생활필수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PC의 총 수요량은 1백65만대에 이르었다. 올해 예상수요량은 2백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 수요시장은 한정된 반면 PC관련업체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이들 업체들의 채산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업체들의 경영악화는 좀처럼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통전문가들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PC유통시장의 불황타개를 위해 유통업계가 이제 「필요」가 있는 수요자들을 찾아 나서는 아이디어를 개발해야할 시기라고 지적한다. 적극적인 신규시장 개척없이는 불황을 극복할 수없다는 것이다.
「목좋은 곳에 가게를 개설하고 지나가는 고객을 유인한다」는 고전적인판촉전략으로는 치열해지고 있는 PC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전국에 유통망을 갖춘 용산의 한 컴퓨터전문 유통업체인 H사는 최근 학원사업자용 시장을 개척해 월 1백대 이상 시스템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비수기인 지난달에도 월평균 매출실적을 20%정도 올려 놓았다.
흔히 속셈학원, 영어학원, 미술학원등 일반 학원사업자들을 찾아다니며 학원생의 여유시간을 활용하고 출강률을 높이도록 학원에 멀티미디어시스템을설치한 별도의 휴게실을 만들도록 제안했던 것.
이에 각 학원사업자들이 적극적인 호응을 보여 상당수 학원에 멀티미디어기능을 갖춘 PC와 각종 주변기기를 공급하게 됐고 이같은 소문이 퍼져 여러곳으로부터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인터넷카페」도 최초에는 강남에 위치한 한 유통업체에서 신규시장 개척차원에서 카페개업 예정자에게 제안한 것이 받아들여져생겨났다.
인터넷카페를 제안한 유통업체는 카페에 관련시스템을 구축해 주면서 수대에서 수십대씩 컴퓨터및 관련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이밖에 대학교및 고등학교등 교육기관과 연계해 학생용 신규수요를 창출하거나 부동산거래망등 신규로 생겨나는 통신망용 시장을 개척한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의 정상근 부장은 이와 관련 『PC란 다양한 기능을 바탕으로 어떤 곳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장비이다』라며 『PC의 이러한 기능과 이를효율성있게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이나 소비자들과 잘 연계시키면 실수요는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불황을 호기로 삼을 수 있는 신규 수요창출 노력은 이제 모든 컴퓨터유통업체들이 힘써야 할 중요한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신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