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하락 등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해 반도체업체들이 원가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현재 첨단기업에는 제외돼 있는 양질의 상업차관 도입허용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4MD램은 물론 2백56MD램 등 차세대 제품의 개발및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서는 종전보다 몇배의 대단위 투자가 소요됨에 따라관련시설재 도입 및 R&D투자를 위해 상업차관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원천적으로 차관도입의 길이 막혀 반도체 3사가 원가경쟁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업체의 생산원가에서 지급이자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재료비(9.9%)·인건비(4.4%)보다 높은 12.7%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업체(5.8%)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높아 국내 반도체업체 원가경쟁력 저하의 주요인이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지급이자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정부가 유독 막대한투자가 소요되는 반도체업체들에 양질의 상업차관을 쓰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정부는 지난 94년 말 외환제도 개혁시 첨단기업·외국인투자기업·SOC참여기업 등에 차관을 허용하면서 반도체업종이 속해 있는 첨단기업은 총통화관리 및 대기업특혜 우려를 이유로 배제시켜 왔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은 현재 상업차관을 도입한 업체는 중소기업1개사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신청조차 하지 않고 있어 양질의 상업차관은 사실상 사장되고 있는 상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원가에서 지급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업체의 2배가 된다는 것은 지금과 같이 반도체경기가 예사롭지 않은 상황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통상 월 2만5천장의 웨이퍼가공능력을 갖춘 반도체생산라인 구축시 소요비용은 16MD램 10억달러, 64MD램 15억달러, 2백56MD램 25억∼30억달러에 이르고 R&D비용 또한 16MD램 1억5천만달러, 64MD램 3억달러, 2백56MD램 8억달러 등으로 갈수록 늘어 올해 국내 반도체 3사의 총투자 소요액만도 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하루빨리 이같은 족쇄조항을 풀어 업계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