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정통부-공보처, 방송국 허가권 갖고 신경전

최근 공보처가 민영방송을 비롯한 각각의 방송채널에 대한 신규허가를 잇따라 밝히고 있는데 대해 정통부내 일부 관계자들이 공보처의 방송국 허가주도는 비정상적인 행정절차라고 주장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공보처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근거없는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으나 다매체·다채널시대 진입에 따라 앞으로 민영 지상파방송·위성방송 등 신규방송채널 허가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방송국(방송무선국)허가에 대해 부처간컨센서스 확보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정통부내 일부 관계자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이같은 주장은 현재 방송국허가를 규정하고 있는 전파법 시행령에 근거하고 있다. 전파법 시행령에서방송국허가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무선국의 허가절차(제3장)」규정은 방송무선국을 포함한 일체의 무선국 허가권자가 정보통신부 장관임을 명문화하고있다. 방송무선국 허가와 관련한 정통부 및 공보처 장관의 역할은 제22조 및23조에서 명확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제22조(허가의 신청): 무선국의 허가를 받고자하는 자는 각 호의 서류를첨부해 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단 방송국에 한해서는 공보처장관의 추천서를 첨부한다.」「제23조(공보처 장관과의 합의)1항: 정보통신부 장관은 방송 무선국에 관하여 허가와, 허가를 취소코자 할 때에는 공보처 장관과 합의해야 한다.」

지난 93년10월 신설된 제23조 2항에서는 「공보처 장관은 30일이내에 합의여부를 통보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24조에선 「정부통신부 장관은방송구역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현행 전파법 시행령은 방송국 허가권자 및 방송구역 결정권자로 정통부장관을, 공보처 장관은 추천서작성 및 합의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통부내 일부 관계자들은 『현재의 규정대로라면 공보처 장관과 정통부 장관은 각각 월권과 직무유기를 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허가신청서 첨부자료인 추천서 작성자가 신규방송사업자를 심사, 선정하고 허가권자인 정통부 장관이 채널을 대여해 주는 우스꽝스런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보처 고위관계자는 『행정법상에서 명문화규정과 실제 법령운영자간의 괴리현상은 무수히 많다』고 전제하며 전파법 시행령도 그 하나일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고용근로제도의 경우 법무부 장관이 허가권자로 명문화돼 있으나 실제 운용은 추천서 작성자인 해당부처장관이 관할하고 있다』는 사례를 제시하며 『정통부내 일부 관계자의 규정해석도 이같은 사항을간과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관계전문가들은 이같은 양 부처의 입장차이가 멀티미디어 또는 방송에 대한 명확한 시각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며, 이같은 입장차가계속될수록 관련산업의 발전을 더디게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방송개발원은 6월호 공보지를 통해 허가와 추천을 둘러싼 공보처와 정통부간의 입장차이 및 방송정책 이원화는 결국 비효율성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점을 경고하고 있다.

방송관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통합방송법 처리과정에서 나타난 두 부처의시각차가 아직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방송 및 멀티미디어산업에 대한사회전반적인 컨센서스 도출에 앞서 공보처 및 정통부의 컨센서스 도출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