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4년 공중전화카드 자동판매기의 핵심부품인 지폐식별기와 관련, 구매자인 한국통신측과 공급자인 반석산업 등 중소기업들과 첨예하게 맞붙었던지폐반환기능에 대한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시 한국통신과 관련업체들이 양측의 입장을 절충하는 선에서 마무리한것이 결국 카드 강제판매로 이어졌다며 불합리한 기계규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소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문제의 초점은 이용자가 공중전화카드를 구매하기 위해 지폐를 투입했다가취소했을 경우 지폐의 반환문제다. 2천원권 전용으로 개발된 기존 시스템은이용자가 1천원권 지폐 1매를 투입한 후 취소버튼을 누르면 지폐가 반환되나2매를 투입하면 카드를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판단, 강제적으로 공중전화카드가 투출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지폐 2매를 모두 기계에 넣은 후 취소 버튼을 눌러도 돈은 나오지않고 무조건 공중전화카드가 나온다. 이처럼 소비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치않은 공중전화카드 자판기는 재고되어야 한다는 주장인데 한국공중전화측은이를 수용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공중전화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기술수준과 부품가격으로는 이러한 사양을 만족시킬 수 없어 어쩔수 없이 강제판매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히고『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할때 구매를 취소할 경우 돈이 모두 반환되는 것이바람직하므로 부품값이 저렴해지고 크기가 작아지면 규격을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카드자판기 제조업체는 『선택 취소시 지폐 2매 모두 반환되도록하려면 현재의 제품보다 2∼3배나 비싼 고가의 지폐식별기를 수입해서 사용해야 한다』며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중전화카드 자판기를 제조하고 있는 반석산업은 이같은 문제가 제기되자1천원은 지폐로 반환하고 나머지 1천원은 동전으로 반환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방안 역시 동전관리의 어려움때문에 채택이 되지 않고 있다.
한편 한국공중전화측은 이와관련, 오는 7월까지 카드자판기를 2백여대 추가로 보급하고 오는 9월말까지 시범운영을 마친 뒤 수지타산과 함께 개선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