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업계 우리는 맞수 (2);LG-대우 (2)

LG전자부품-대우전자부품 (2)

LG전자부품과 대우전자부품의 영업구조에서도 대우부품이 LG부품보다는 훨씬 탄탄한 편이다.

우선 그룹의존도를 말하는 관계사 매출비중을 보면 대우부품이 1천73억원으로 62.5%인 데 비해 LG부품은 1천4백56억원으로 57.8%에 그쳐 표면적으로는 LG부품의 관계사 매출비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관계사 매출중에서 (주)대우와 LG상사에 대한 매출은 사실상 직수출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이들 종합상사에 의존하는 매출을 뺀 나머지 실질적인 관계사 매출비중을 보면 대우부품이 40.6%(7백억원)로 LG부품의 56%(1천4백10억원)에 비해 훨씬 낮다. 그만큼 대우부품의 독자영업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비생산분야에 들어가는 비용면에서 LG부품은 관계사 매출비중이 높음에도불구하고 대우부품보다 훨씬 과다하게 지출, LG부품의 손익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우와 LG의 판매 및 일반관리비는 각각 43억원과 1백49억원, 이 관리비가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3%와 5.91%로 LG가 대우에 비해 2배 정도 높게나타나고 있다.

양사 모두 지난해 판매관리비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특히 LG부품은 지난해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33억원이나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LC전자부품의 수익구조가 대우부품에 비해 나쁜 것은 당연해 보이며 결과적으로 대우부품이 95년 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데 비해 LG부품은 5억원의 손실을 봤다.

특이한 것은 매출규모는 LG부품이 훨씬 큰데도 총자산규모는 대우가 2천억원으로 LG(1천3백억원)보다 크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매출이 큰 회사가 자산규모도 큰 점에 비추어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이같은 자산차이는대우가 재고 및 건물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데서 나타난다.

대우부품의 건물자산규모는 3백30억원으로 LG부품의 2배에 이른다. 대우는한때 건물 등 비생산적인 분야에 대해 투자를 많이 했으나 최근에는 성실한경영개선에 힘썼다는 추론이 가능하며 결과적으로 자산운용에서 LG가 대우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LG부품이일대 변신을 꾀하지 않는 한 향후 양사간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올해 들어서면서 지난해 극심했던 엔고가 주춤하고 솔벤트사건도 마무리되는 등 주변여건이 LG전자부품에 다소 우호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건이 다소 호전됐다 해도 이것이 LG부품의 경영상태를 결정적으로 개선시키는요인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를보이고 있는 올 1·4분기 실적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LG부품의 재도약은 계열사간 품목재조정, 유망분야로의 사업전환, 거래선 합리화 등 대대적인 변신이 전제돼야 하나 일본 알프스가 50%의 지분을 갖고 있어 LG그룹이강력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또한 그리 쉽지는 않다.

따라서 LG부품으로서는 앞으로 알프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거나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등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간에 변신을 통한 경쟁력강화가당면과제이며 이는 양사간 향후의 경쟁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임에 틀림없다.

〈이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