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SW상품상] 5월상 수상작 "창세기전"

新소프트웨어상품大賞 96년 5월상은 게임개발 전문 업체 (주)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의 「창세기전」로 돌아갔다.

이 소프트웨어는 심사위원들로 부터 액션이나 슈팅게임이 주류를 이루는국내 게임시장에 시뮬레이션 롤 플레잉 게임(SRPG)라는 새로운 장르를개척한 제품으로 국산 게임의 기술력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RPG는 기존의 RPG와 시뮬레이션이라는 게임의 두 장르의 장점만을부각시킨 창작 장르로 90년대 들어 각광받고 있는 게임의 신조류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전략 시뮬레이션이 장기나 바둑게임과 비슷한 측면을 가지고있다면 SRPG는 이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 캐릭터가 등장,게임 스토리를 전개해 가는 RPG 기법을 가미한 것이다 .

예를 들어 초·한 전쟁을 다룬 일종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장기」의경우 게임으로 구현되면서 고정된 장기판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형을 다루게되었고 더욱 다양한 종류의 유니트(말)를 사용하게 됐던 것이다. SRPG는여기에 스토리와 캐릭터를 가미해 게임의 흥미를 더하게 만든 것이다.

「창세기전」은 2백여 개의 전투 지도(맵)·1백50여 개의 직업·1백50여종의 마법·30여 종의 필살기 등을 지원하는 대규모 게임으로서 소프트맥스가 자체 개발한 새로운 턴타임 페이스 방식(TTP)시스템을 채용,시간을 단위적으로 관리하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SRPG의 경우 단순히 순번이 돌아가는 페이스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장기나 체스처럼 사용자와 컴퓨터가 한번씩 돌아가며 대국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창세기전」에서 실현한 TTP 방식은 각각의 유니트에 데이터를 입력시켜 병렬적으로 순번이 돌아오게 하는 방식을 구현해 실제 시간과 비슷한 가상 턴 타임 개념을 도입했다.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캐릭터가 사용되고 말이나 로봇 등의 탑승이 가능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또 최대 8단계까지의 높이를 가지는2중 맵타일을 사용하는 점도 주요 특징 중에 하나다. 이 때문에 게임에 등장하는 각각의 지형에 대해 사실적 표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예컨대 숲에 어떤 캐릭터가 있을 경우 그 위에 나타나거나 배경 뒤에 감추어지는 대신 수풀속에 숨어있는 섬세한 표현까지 가능해 지는 것이다. 기후·지형·시간에 따라 전투 지도가 변하며 5개의 성과 20개 이상의 마을이 존재하며 1백30여 명의 등장 인물이 14개의 장에 걸쳐 대하스토리를 엮어가며 게임이 진행된다.

슈퍼VGA급 이미지처리 기법을 이용한 고해상도 지원, 팀 명령어 메뉴방식의 편리한 인터페이스, 동시 다중 녹음방식의 고품질 효과음과 미디 방식의 음악 등도 이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들이다.

한편 국산게임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는 하나 대부분 슈팅이나 액션게임에 치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고 많은 제작기간과 인원, 자금력 및 높은 기획력이 필요한 RPG나 시뮬레이션 게임 등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는 RPG나 시뮬레이션 게임은 한번 게임을시작하면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에 걸쳐 진행돼 게임이 갖고 있는 문화적·교육적 파급 효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례로 국내 청소년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노부가나의 야망」의 경우 이 게임이배경으로 하는 일본 전국시대 무사 문화에 대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결과를 낳았다. 문화적 침투에 대한 방패막으로써도 국산 게임의 기술 개발및 투자가 시급한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1년 6개월의 긴 제작기간을 투자해 개발된 「창세기전」은국내 게임 시장에 자극과 가능성을 보여 준 작품으로 평가된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