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의 세대교체가 활발하다.
최근 들어 14인치 수요는 크게 줄어든 반면에 15인치와 17인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모니터의 대형화·고급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체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14인치모니터 수요는 올들어 40% 이하로 줄어든 반면에 15인치(40%)와 17인치(20%)수요는 그만큼 늘어났다. 앞으로도 15인치·17인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격메리트가 큰 15인치가 당분간 우위를 점하겠으나 현재의증가추세를 보아 머지않아 가격문제를 해결한 17인치가 주력제품으로 부상할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모니터의 대형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컴퓨터 사용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 바로 윈도작업환경의 확산이다. 윈도환경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띄워 놓고 동시에 작업을 하기엔 14인치화면은 좀 비좁아 답답한 느낌을 준다. 이런 점에선 15인치도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윈도95가 적합한 사용환경으로 17인치 모니터를 요구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멀티미디어 바람도 모니터의 대형화를 부채질하는데 큰몫을 하고 있다. PC에서 TV를 시청하고 비디오CD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등 멀티미디어환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17인치 모니터가 적당하기 때문이다.
컴퓨터그래픽이나 캐드·캠 사용자들의 확산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중의하나. 이 분야의 사용자들은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뛰어난 17인치를 선호한다. 컴퓨터그래픽이나 캐드·캠 작업 등 정교한 작업을 제대로 해내려면 도트피치가 0.26㎜ 정도되는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17인치 모니터만이 이를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17인치 모니터를 구입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가격과 함께 수평주파수·해상도·도트피치 등의 사양을 자세히 검토하는 일이다.
현재 시중에선 삼성전자·LG전자·대우통신·코리아데이타시스템 등 국내업체들과 대만·일본·미국산 제품을 수입·공급하는 업체들이 40만원대에서1백만원대의 17인치 모니터를 판매하고 있다. 물론 이 가격은 권장소비자가격이며 용상전자상가 등의 전문매장이나 PC조립매장에선 이보다 20∼30%정도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모니터의 경우 같은 17인치 제품이라도 회사마다 모델마다 가격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지기 쉽다.
일례로 코리아데이타시스템이 판매하는 「KD-1710」모델은 소비자가격이웬만한 15인치 제품보다 싼 44만원인데 반해 LG전자가 이번에 새로 선보인「Hi Sync 17XR」는 1백5만원선이다. 1대 값으로 잘만하면 2대까지 장만할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같은 크기의 두 모델이 엄청난 가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은 모니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해상도와 선명도 등의 사양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은 상식. 그렇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
소비자들은 우선 같은 17인치 모니터라도 해상도와 이를 결정하는 수평주파수가 크게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KD-1710」은 최대 해상도와 수평주파수가 각각 1024768, 30∼48인데 반해 「Hi Sync 17XR」는 각각 16001280, 30∼85로 해상도에 있어 뚜렷한 차이가 있다. 또 화면의 선명도를 결정하는 도트피치의 경우도 전자는 0.42㎜인데 반해 후자는 0.25㎜로 큰 격차를보이고 있다. 시력보호를 위해선 값이 좀 비싸더라도 도트피치가 짧은 것을사용하는 것이 좋다.
해상도나 선명도에 관계없이 단지 큰 화면을 원한다면 같은 크기의 모니터를 반값에 구입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모니터에 있어 해상도나 선명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지를 모른 채 모니터를 절반 값에 샀다고 좋아했다간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따라서 컴퓨터에 비해 아직까지 고가 주변기기인 17인치 모니터를 장만하려고 마음먹고 있다면 우선 모니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주변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본 다음 용산전자상가 등 컴퓨터 전문매장을 찾아 각 업체들이 제공하는 카탈로그를 꼼꼼히 살펴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김종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