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난항을 겪던 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KEDO)와 북한간의 통행·통신의정서 협상이 14일(미국시각) 완전타결, 의정서에 가서명함으로써 분단이후대북경수로 사업과 관련해 남북한간 최대의 인적,물적 교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협상타결을 계기로 남북간에 진행될 통신망 구축계획을 비롯한 주요 관심분야의 타결내용과 앞으로의 전망을 알아본다.(편집자주)
양측이 합의한 의정서에 따르면 KEDO와 북한은 KEDO및 주계약자,하청계약자가 경수로부지 준비기공식으로부터 24개월내에 독자적인 위성통신시설을활용할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구축하며, 휴대용전화기·무전기를 포함하는통신수단을 설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양측은 이 의정서에서 북한이 경수로 부지내에 우체국을 설치,운영하고 KEDO,계약자 및 하청계약자 그리고 KEDO 요원은 양측이 합의하는 경로를 통해국제 우편의 접수와 발송이 가능토록 했다.
의정서에는 또한 KEDO및 계약자,그 운영요원이 북한내 통신시설을 방해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이를 위해 북한측에서 국제전화와 장거리전화·팩시밀리·데이터 통신을 위한 충분한 전화회선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따라 KEDO 및 계약자· 하청업자는 경수로사업 초기에 북한측이 제공하는 평양과 신포간 1백여회선의 광케이블망을 이용한 통신교류를 할 수 있게 됐고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전화회선이 부족할 경우 독자적인 위성통신망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협상에 참가한 관계자는 이번에 가서명된 통행·통신의정서는 양측 당국자간의 최종결정을 남겨두고 있으나 특히 「북한측이 통신보안을 이유로 그간KEDO 및 계약자측의 독자적인 위성통신망 구축을 반대해 오던 입장에서 한걸음 후퇴, 남북한간의 통신교류가 이뤄졌다」는 데 큰 의의를 지닌다고 전했다.
KEDO 및 계약자·하청계약자등은 1차적으로 북한측에서 제공받을 광케이블1백회선을 이용,경수로 건설사업에 필요한 양측 실무진간의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팩시밀리를 통한 각종 데이터의 송수신,화상전송등의 통신을 할 수 있게 됐다.
협상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평양을 경유해 함경북도 신포와 서울을 잇게 될통신망은 현재 북한이 한국을 직접협상 대상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남북한 직접 연결방식보다는 중국·일본등의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동축케이블 중심으로 구축된 중국의 통신망사정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기 때문에 통신망 구축은 일본의 위성통신망을 이용해 이뤄질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또 경수로사업이 본격 진행되더라도 북한이 한국을 직접대화의당사자로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한국측의 무궁화위성 주파수를 이용한위성통신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대해 협상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KEDO와 북한간에 체결된 합의서에 「무궁화위성」이라는 단어를 명시하지 않고 있어 향후 북한측의 묵인하에 무궁화위성을 직접통신수단으로 활용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도 있을것으로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이밖에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에서 사용될 통신망으로서 98년도부터 상용화될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위성전화사업인 이리듐계획, 글로벌 스타등의 계획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남북한간의 기본통신망 구축에는 한국통신과 데이콤 등 양대 기간통신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나 특히 경수로 협상과정에서 통신분야에 기술적 자문을 담당한 한국통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