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디지털 위성방송 새 바람일으킬까 (하)

국내 가전업체들은 오는 7월부터 시작될 디지털 위성방송 시험서비스를 TV시장 활성화의 계기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전업체들은 최근 위성방송 수신기 및 내장TV·광폭TV 등 관련제품의 개발 및 출시와 아울러 마케팅 전략 수립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32인치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 내장 광폭TV를 출시한데 이어 LG전자도 이달 4일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와 이를 내장한 광폭TV로내놓았다. 두 회사는 현재 이들 제품을 대리점 전시를 통한 홍보활동에만 주력하고 있지만 이르면 이달 말께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최근 막바지 개발중인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를 올 하반기중에 출시하고 내년 초에는 이를 내장한 광폭TV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 회사는특히 이들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4대3 TV이면서도 위성방송 화면을 볼 수있는 제품인 「개벽 X5」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아남전자는 최근 개발한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를 다음달부터 본격 판매하는 한편, 내년 하반기에는 이를 내장한 광폭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광폭TV시장에도 참여해 다음달 초부터 28∼47인치에 이르는 광폭TV 모델을 잇달아 출시키로 했다.

가전 3사의 경우 20인치 및 24인치 등 그동안 출시하지 않은 제품을 포함해 광폭TV의 제품 구색을 완료할 계획이다. 가전 3사는 특히 디지털 위성방송의 특성인 16대9의 고화질 영상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상도를 개선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TV제조업체들은 또 시장의 조기 형성을 위해 저마다 독창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올 7월에 열릴 미국 애틀랜타올림픽을 디지털 위성방송TV의 호재로 보고 이 기간 대대적인 광고를 실시해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한편 TV제조업체들의 눈길이 국내시장에만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디지털 위성방송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도입됐다. 미국에는 지난 94년부터「디렉트TV」와 「프라임스타」라는 디지털 위성방송 서비스가 있어 왔는데,가입자는 각각 1백50만명과 1백30만명을 헤아린다.

일본은 애초 일정보다 늦어졌지만 올 가을께 디지털 위성방송 서비스인 「퍼펙트TV」가 실시된다.

이들 나라로부터의 관련 수신기 수요는 광폭TV를 포함해 올해 1천만대에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다른 나라의 방송방식이 우리와 다르며 미국처럼 반덤핑 판정으로 당장 수출이 힘든 나라도 있지만 국내 TV업체로선 디지털 위성방송이 해외 TV시장 개척의 새로운 기회다.

이와 관련해, LG전자는 지난 봄 일본의 「퍼펙트TV」社와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업체의 디지털 수신기 기술이 해외업체에 뒤지지 않아 초기시장 선점을 위해지금부터라도 해외시장에 적극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디지털 수신기는 국내 가전제품 수출행태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예상도 TV업계 한쪽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산 가전제품의 수출형태를 보면 내수에서 이익을 남기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低價로 내놓는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디지털 수신기 시장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활성화됐고 제조기술 면에서도 국내외 업체간의 차이가 없다. 수출에서 먼저 제조비용을 벌충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시장에 저가로 공급해 시장활성화를꾀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高價인 디지털 수신기 및 TV·광폭TV 등의 가격을 현재 대형 TV의 수준으로 낮추려면 적어도 월 평균 8만대 이상은 생산해야 한다. 이는 국내 수요만으로는 절대로 부족하기 때문에 가전업체들은 해외시장으로부터의 수요확보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한편 가전업체들은 디지털 위성방송TV를 현재의 일반 TV와 미래 TV인 고선명(HD)TV를 연결하는 고리로 보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위성방송과 관련한 TV시장의 형성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국내 가전업체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일반 TV시장은 보급률 1백%를넘어서 이미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가전업체들은 국내 디지털 위성방송TV 및 광폭TV의 시장 형성에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디지털 위성방송 서비스가 보다 빨리 다양하게 펼쳐지기만을 바라고 있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