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武炫 大洲精密化學 사장
세상이 너무 빨리 변화한다. 교통 통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지구촌 한군데의 변화가 전세계에 파문을 일으키는 시공의 압축공간에 우리는 살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홍수 속에 보조를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기업환경도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며 한 순간도 느긋함을 즐길 여유가 없어졌다. 이런 격변 속에 중소 제조업체들이 처한 어려움은 전혀 새로운 얘기거리가 아니지만 금년들어 시작된 경기후퇴의 영향은 중소 제조업의 어려움을 한층 더가중시키고 대전환의 몸부림을 강요하고 있다.
최근 어떤 사적인 모임에서 어느 경제학 교수가 한 말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최근의 경기는 대기업의 특정 호황사업 부문과 중소기업 일반의 불황심화로 양극화되고 있다. 정보·인력·자금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있는 대기업은 기술력과 세계시장 독점력을 바탕으로 일부 품목에서 엄청난초과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데 반하여 중소 제조업은 초과이윤 창출의 기회가 없을 뿐더러 부품구매의 세계화로 국제적인 경쟁을 이겨야 하는 이중고를안고 있다. 이런 조건 속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나마 호황 대기업의 수직계열화로 편입되어 연명하든지 여의치않으면 업종변경·해외이전등의 자구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일견 대단히 명쾌한 분석이긴 하지만 짧으나마 한 분야에서 15년간 기술개발에만 전념해온 나로서는 너무나 비관적이고 체념적인 결론에 쉽게 수긍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대전환기에 처한 중소 제조업 역시 사태를 직시하고 발상의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
세계적인 경쟁체제 속에서 독자적인 기술확립이야 말로 생존의 선결요건이다. 지금까지 추구해온 기술개발의 과제선택과 방식이 효율적이었는가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적합한 기술개방 체제로의정비가 시급하다.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기술개발 속도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의 확보와 양성이 필수적이다. 사내·사외 교육을 통해 종업원의 안목을 넓히고 진문지식을 함양하는 것은 단위기업의 책무이지만 양질의 기술인력을 공급하는 것은 제도교육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비효율적인 고등교육으로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처음부터 단위기업이 재교육을 해야 하는 것은 특히 중소기업에는 엄청난 부담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교육개혁도 점수따기가 아니라 진정으로 개인의 능력과 조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인성을 함양하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작은 중소기업이라도 그 자체가 하나의 작은 사회이다. 좋은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좋은 문화를 가져야 한다. 위로부터는 강압이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와 조직전체를 위한 양보, 진취적인 업무자세 등 긍정적인 기업문화는 기업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우리사회의 일부에서 보이는 기득권의 고수, 자기편의주의 등 부정적인 문화를 불식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술개발 목표의 확립과 효율화, 고급의 전문인력, 진취적인 기업문화로재정비하여 고통과 환희의 신기술 개발세계로 새롭게 출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