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년사이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비디오체인점들이 대여료덤핑을 주도하고 있다.비디오렌탈시장에 가격덤핑바람이 수그러 들지 않으면서비디오대여료가 자판기 커피값이하로 떨어지고 있다.체인점의 등장으로 생겨난 비디오대여의 가격파괴는 비디오유통질서의 혼탁으로이어지면서 가뜩이나정체되어 있는 비디오시장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개념의 선진 유통구조가 아닌 단순한 간판장사로 변질되면서 기존비디오업주들로 부터 비난받고 있는 체인점의 실태와 가격덤핑으로 인한문제점,그리고 대안등을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시리즈 순서
1. 가격덤핑의 구조
2. 비디오체인점의 등장배경
3. 체인점현황
4. 비디오체인점의 발전방안
「비디오 대여료 1백원」.최근 울산의 한 체인점비디오가게에서 내건 문구다.비디오가게간의 가격파괴경쟁이 빚어지면서 비디오대여료가 내려갈데로내려가고 있다.
일반소비자들은 가격파괴로 인해 덕을 보지만 영세한 업자들이 대부분인기존 비디오운영주입장에선 이같은 현상이 그렇게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극심한 비디오가격파괴경쟁에 대해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에 가득찬 영세업자들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가격덤핑에 가까운 가격파괴경쟁으로 인해 생겨난 피해사례는 너무 많다.
아파트밀집지대인 송파구 S동.덤핑으로 악명 높은 B체인점이 개업해 구프로 2백50원,신프로 8백원을 받기 시작했다.이렇게 되자 인기가수 J씨가 운영한 비디오가게를 비롯,체인점인근의 비디오가게들은 폐업하고 나머지 가게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덤핑에 가세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덤핑의 장본인인 B체인점의 운영주는 적자를 견디지 못해 개업한 지불과 몇달만에 폐업했지만 한번 내려간 대여료는 쉽게 원상태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서대문구 Y동의 상가 1층에 역시 대여료 3백원의 B체인점이 생겼으나인근비디오가게 운영주들의 반발만 사고 문을 닫아야 했다.비디오가게운영주들은공동으로 투자,같은 건물 2층에 100평짜리 대형매장을 개설하고대여료를 B체인점보다 낮은 2백원으로 책정하는 등 맞대응에 나선 결과 양쪽다 출혈판매로 인한 피해만 입어야 했다.
올들어 부쩍 심해진 이같은 대여료덤핑경쟁은 비디오체인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물론 건실한 체인회사도 있으나 B,I,Y 등은 대표적인 가격덤핑 체인조직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 덤핑체인점들은 도심변두리 지역의 유동인구가 많은 4거리코너 또는임대료가 싼 2층이나 지하에 자리잡고 있는 점이 공통적인 현상.
50평이 넘는 대형숍도 많지만 실평수 20 - 30평규모인 소형삽으로이루어진이들 체인점들은 일반적으로 구프로 2백원-3백원,신프로 7백 원-8백원을 대여료로 책정하고 개업초기에는 보통 하루 2백명 이상에게 비디오를 대여하고있다.손님 한 사람이 구프로 1개와 신프로 1개씩만 빌려가도 하루에 줄잡아20만원,한달에 6백만원을 웃도는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과연 덤핑체인점은 장기적으로 채산성이 있는가.결론은 「절대로 아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지적이다.업계관계자는 『일단 덤핑가게가 문을 열면2-3개월내에 인근의 비디오가게도 가격덤핑에 가세,해당지역의 가격질서는무너지게 되면서 대여료 2백원의 장점은 사라지게 되고 수익도 급격히 떨어지게 되어 견딜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다같이 망하자는 논리에 다름 없는 덤핑체인점이 왜 근절되지 않고오히려 성행하는 것일까.비디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비디오숍은망해도 체인점본사는 건재할 수 있는 구조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덤핑을 주도하는 체인점의 난립은 경영난에 몰린 영세 비디오가게를위한 대안이라기 보다는 눈속임으로 체인점 본사의 잇속만 채워주는 「간판장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