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량계측기기공업협동조합이 이사장의 연이은 공금횡령사건으로 인해표류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까지 이사장을 맡았던 수도계량기 전문업체인 H사의 P사장이 무리한 사업확장과 관공서 등에 일괄가격으로 공급해오던 수도계량기 납품체제가 자율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부도를 내고 이사장직을 사퇴한데 이어 조합의 최고 연장자로 직무대리를 수행해 오던 H사의 K사장도 부도를 내고 3개월만에 이사장직을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 두 이사장은 총 5억원의 조합 공금을 이사회의 동의없이자신의 사업자금으로 전용하고 이사장직을 사퇴, 조합업무에 차질을 빚는 등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H사 P사장은 중소기업중앙회 비상근 부회장과 서울시 시의원을 역임했다.
이처럼 공동체인 조합의 공금을 자신의 사업에 전용하는 등 이사장이 전권을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업무를 관장(인사권 제외)하는 전무이사가지난해 사망한 이후 P사장이 그 자리에 자신의 수족인 K라는 인물을 포진시켰기 때문이다. K는 조합자금 임의사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달 정직시켰다.
이와관련 조합은 비상 수습대책위원회(위원장 정현모 (주)삼보사장)를 구성, 14일 비상 임시총회를 개최하는 등 사건수습에 나섰다.
비상 임시총회에는 현 이사진과 고문 등이 참가, 그동안 진행되어 온 사건의 경과와 향후 대책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한 후 고문으로 있던 대영공업주식회사의 김용수 사장을 새로운 19대 이사장으로 보선했다.
또한 현 이사진들은 전원 사퇴를 한 상태이며 이사진에 대한 교체 등 모든업무에 대해서는 김용수 이사장에게 일괄적으로 이양했다.
특히 조합자금 횡령건에 대해서는 다음달 15일까지 유예기간을 준 후 이를해결할 경우에는 책임을 묻지 않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법적대응까지 강구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H사 P사장은 자신이 전용한 조합자금을 충당시킨 것으로 알려졌으나K사장이 횡령한 자금은 회수가 불투명하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