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상반기 결산.하반기 경기전망

국내경기가 전반적인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전자부품시장 역시 최근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자부품 업체들은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비록 목표에 미달하지만 비교적안정적인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4분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반 부품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소재업체부터 주문량 감소 등 경기변화의 영향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등 경기위축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반기 부품산업 환경은 악재와 호재가 겹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기의 전반적인 하강국면,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전자부품산업 경기를 이끌어온 반도체경기 침체 등과 함께 7월부터 적용되는 일부품목의 수입선다변화 품목해제는 부품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보이는반면 애틀랜타 올림픽 특수, 신규 통신서비스 도입에 따른 통신용 부품시장확대 등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호재는 다소 단발적이고 미치는 영향 또한 일부업계에 한정적으로 작용하는 반면 대부분의 일반 부품업체들은 악재의 영향을 더 크게받을 것으로 보여 하반기 경기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주요 품목별로 상반기 경기를 결산하고 하반기경기를 개괄적으로 전망해 본다.

〈편집자〉

<종합부품>

삼성전기는 상반기중 8천1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대비 27.6% 성장,일단 상반기 실적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전년대비33.7% 늘어난 총 1조8천억원의 매출목표를 잡아놓고 있는 이 회사는 통상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를 능가하는 점을 감안, 현재의 추세를 지속할 경우 매출달성은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으나 최근 경기의 급격한 하강세와 엔저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전자부품도 해외공장의 본격가동에 주로 힘입어 상반기에 전년동기보다 30% 이상 늘어난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상반기중에는 매출에 기여하지 못했던 베트남·중국·북아일랜드 공장이 하반기에는 본격가동에 들어가면서 매출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나 이 회사의주력품목이 대부분 가전용이어서 경기침체의 영향을 상당히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브라운관>

지난해 평균 3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룩한 브라운관업계는 올들어 지난해에비해서는 경기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호조를 누리고 있어 목표치 달성이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라운관시장은 업계의 설비증설로 생산량이대폭 늘었지만 지난해의 공급부족이 해소되는 수준에 머물러 수요가 확보된데다 국내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고 초대형을 제외하고는 품질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브라운관업체인 삼성전관은 거래선에 관한한 탄탄한 기득권을 보유, 올 상반기동안 브라운관에서만 1조2천4백억원의 매출을 올림으로써 작년 상반기에 비해 55%성장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도 말레이시아·독일 등 해외공장의 수율증가와 동남아시장의 꾸준한 확대에 힘입어 연말까지는 총 2조8천5백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 60%의 높은 성장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12%대의 성장을 보인 오리온전기는 올 상반기에 2천7백90억원의 매출을 올려 증가율은 9.5%로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CDT로의 생산전환이 경쟁사에 비해 늦어진 오리온전기는 그러나 하반기에는 CDT라인의 본격가동에 따른 판매급증과 프랑스 공장의 가동에 따른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연간으로는 작년보다 30% 이상 늘어난 총 7천3백4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PCB업계는 가전·컴퓨터 등 주력시장의 침체로 평균 30%대의 매출성장을거뒀던 작년 상반기와 달리 올 상반기에는 거의 대부분 동결 내지는 한자릿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다만 대덕전자·코리아써키트 등 일부 선발업체들은 대폭적인 설비증설과 고부가 다층기판(MLB) 부문을 강화, 20%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당초 목표치에 크게 미달할것으로 예상된다.

PCB업계는 대체로 전반적인 국내 제조업 경기의 하강국면에 따라 이같은경기정체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PCB업계의경쟁적인 설비증설로 공급이 수요를 상회하고 있고 여전히 TV·VCR·오디오등 가전시장 위축과 해외생산 가속화, 그리고 MLB수요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PC시장도 뚜렷한 회복기미가 없어 지난해와 같은 고성장은 힘들 뿐만 아니라 손익구조도 크게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정디바이스>

지난해말을 고비로 침체국면으로 돌아선 수정디바이스업계는 국내 가전시장의 극심한 정체가 이어진데다 공급가격마저 10∼15%가량 떨어져 올 상반기에 매출 및 수익성이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의 급부상과 동남아에 진출한 일본업체들의 생산안정 등이 악재로 작용, 하반기 전망도 어두운 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경기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고 특히 크리스털 경기사이클이 반도체 사이클과 궤를 같이하는 속성을 감안, 생산조절로 안정을 찾고 있는 반도체시장 흐름에 비추어 하반기부터는가격안정과 함께 수요도 점차 회복국면을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콘덴서>

올해 콘덴서업계는 TV·모니터시장의 위축으로 인한 주문량 감소로 연초에계획했던 목표액 달성은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반적으로 연초에올해 매출을 전년대비 10%가량 높게 잡았으나 현재 전년도 수준을 가까스로유지하거나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고있는데는 지난해에 전세계적으로 발표된 윈도95에 대한 기대수요로 쌓였던모니터의 재고량 소진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커넥터>

커넥터업계는 올해 자동차시장의 부진과 가전시장의 침체지속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매출목표를 30% 이상 높게 책정했고 특히 커넥터 3사의 경우 지난해 각각 5백억원대의 매출에 이어 올해에는 7백억원 이상을 책정했으나 실제상황은 일부업체를 제외하고는 목표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특히 가전용및 컴퓨터용 커넥터의 매출액 구성비가 높은 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되는 반면통신용 및 자동차용 커넥터 전문업체들은 올해 목표액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스피커업계는 가정용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의 침체로 상반기중 주요업체별실적이 당초계획보다 5∼20%가량 미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포스타는상반기 매출이 목표(3백30억원)보다 5% 정도 미달하고 하반기에도 목표액 4백16억원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엔케이텔레콤은 팩스모뎀·무선호출기의 사업확대로 매출액이 작년에 비해 배이상 증가했으나 스피커부문은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크업계는 내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이나 수출부문에서는 홍콩을 주 수출선으로 하는 새한정기 등 상당수의 업체들이 중국산저가품의 공세에 밀려 크게 부진, 전반적인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튜너는 태봉전자가 상반기에 94억4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당초목표(96억원)치에 근접하고 있으며 하반기 1백20억원 목표도 달성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는반면 한국전자는 연초 상반기 1백80억원을 책정했으나 도시바 OEM물량이 빠져나가면서 실제매출은 1백1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하반기 목표도 1백3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트랜스>

삼화텍콤·다성마그네틱·서울크로바·동흥전자 등 스위칭트랜스 선두업체들은 상반기중 올해 연간 매출목표의 35∼40%가량을 달성, 대체로 목표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반적으로는 세트업체들의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연초 예상보다는 상당히 위축된 분위기를 보였다.

특히 업체간의 부침이 심해 지난해 동기대비 40∼5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한 업체들도 있는 반면 오히려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업체들도 많아 대조를 보였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내수부문에서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보는 반면 중국 등지로 이전한 해외공장의 가동이 본격화되기 시작함에 따른수출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부품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