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반도체·액정디스플레이(LCD) 세정장비업체인 경일초음파가최근 주문폭증으로 희색이 만연하다.
경일초음파는 지난 94년 생산기술연구소와 공동으로 일본의 몇개 업체가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첨단 반도체·LCD 세정장비인 「하이퍼 메가소닉」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나 그동안 판매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이퍼 메가소닉」은 9백80∼1천의 초고주파를 이용, 웨이퍼나 LCD유리패널의미세한 먼지·불순물 등 잔유물을 제거하는 첨단 세정장비로 생산기술연구소의 성능시험 결과 이 회사 제품은 95%의 세정효과가 있으며 실험장치를 통해측정할 수 있는 초미립자 크기인 0.1∼0.5까지도 세정할 수 있어 유수한 일본제품보다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국내 자동화제조업체·반도체 및 LCD관련 모듈업체들은 초고주파세정장비에 대한 인식부족과 국산장비에 대한 불신 등의 이유로 채용을 꺼려이 회사가 각종 전시회·박람회에 참가하고 20여회에 달하는 자체 세미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2년동안 판매실적은 전무한 상태였다.
그 결과 경일초음파는 심각한 경영난에 이르렀으며 어렵게 중소기업의 힘으로 국산화에 성공한 첨단장비가 업계의 두터운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해 사장될 위기까지 치달았다.
그러나 반신반의하며 시험삼아 샘플을 가져가 생산라인에 채용한 자동화제조업체·모듈업체들로부터 서서히 수주가 들어오면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고 올 들어서는 주문이 기대 이상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올 들어서만 삼성전자·현대전자·LG반도체·한양기공 등에 12대를 납품했으며 16대를 주문받은 상태다.
또한 일본의 반도체장비업체인 수가이·알렉스 등으로부터 기술제휴 제의가 들어오는 등 점차 세계적으로도 장비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경일초음파의 최경섭 사장은 『회사창립 이후 20년 가까이 초음파 세정기만 생산하면서 중소기업도 독자적인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앞으로 끊임없는 첨단기술 개발을통해 초음파세정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업체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