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도 "맞춤 생산시대"

컴퓨터업계에서 규격화된 제품의 대량생산 및 판매 대신 양복처럼 주문형「맞춤PC」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어 컴퓨터 판매 및 생산방식에 일대변혁이 일 것으로 예고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전자·삼보컴퓨터·뉴텍컴퓨터·아프로만 등컴퓨터 생산 및 유통 업체들이 소비자들로부터 PC의 부품과 주변기기의 사양 및 품목을 일일이 주문받아 생산·판매하는 주문형 맞춤PC제도를 적극도입하는가 하면 전문업체까지 등장하는 등 컴퓨터업계에 새로운 판매 및 생산방식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컴퓨터업체가 규격화해 생산한 PC 대신 자신의 작업이나 컴퓨팅환경에 맞는 사양을 모두 스스로 선택해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조립라인을 통해 PC를 대량생산하는 삼보컴퓨터·현대전자·뉴텍컴퓨터는 소비자들의 컴퓨팅환경이 다양해짐에 따라 맞춤PC제도를 도입키로 하고최근 공장신축 등을 통해 PC생산방식을 기존 조립라인에서 셀방식으로 전환을 마치거나 추진중이다.

셀방식은 주문받은 PC나 모델별로 팀을 구성해 하나의 PC를 생산하는것으로, 기존의 조립라인 방식보다 종류를 다양화할 수 있는 새로운 PC생산방식이다.

현대전자는 올해초 이천공장에 새로운 PC모델군을 생산하면서도 수십개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셀방식 생산방식을 도입하고 대리점 등 일선 매장에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계층에 맞은 마케팅을 펼치도록 권장하고 있다.

중견 컴퓨터업체인 뉴텍컴퓨터도 다음달 완공되는 안산의 제2공장시설을셀방식으로 전환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맞는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뉴텍은 우선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FDD)·각종 입출력카드·메모리 등 주요 부품 및 주변기기에 한해 주문생산을받고 있으나, 앞으로는 PC의 세부부품 등 全사양을 주문받아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삼보컴퓨터와 NTK는 노트북PC를 생산하면서 모든 주변기기와 입출력카드를 비워놓은 본체만을 생산하고 일선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품과 주변기기를 스스로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맞춤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컴퓨터 전문 유통업체인 아프로만도 제품특성별로 PC를 생산하거나 부품을공급하는 「맞춤컴퓨터 공장」 설립을 추진키로 하고 협력점 및 체인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이외에도 최근엔 통신이나 직접방문을 통해 개별주문PC만을 제조해 판매하는 전문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다.

컴퓨터 방문수리와 업그레이드를 전문으로 하는 911컴퓨터(대표 박승욱)는국내 처음으로 별도의 매장을 갖추지 않고 고객의 주문을 통해서만 PC를생산하고 판매하는 맞춤PC사업을 개시했다.

911컴퓨터의 박승욱 사장은 이와 관련해 『PC의 사용환경 및 폭이 다양화하고 넓어지면서 PC업계의 생산방식이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판매방식도 매장에서 진열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사양과 품목을 적어주고 나중에 제품을 배달하는 새로운 방식이 보편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영복·이균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