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W업계, 인력 확보 비상..일자리 늘고 고급두뇌 부족

미국 캘리포니아州 에머리빌의 시베이스社 건물 로비에 최근 흥미로운 공고가 하나 나붙었다.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제조하는 이 회사 이름과 베이스볼(야구)을 합성시킨 「시베이스볼」이란 이름의 게임에 참가해 각종 상품을 탈 수 있는행운을 잡으라는 것이다.

게임의 규칙은 이렇다.

『누구든지 「투구」를 하는 사람에겐 소정의 상품을 준다. 「안타」를 친사람에겐 대상을 탈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대상에 선정된 자에겐 대형 TV를 상품으로 준다』

이 게임은 그러나 실제 야구 경기가 아니라 일종의 「인력 확보」 게임이다.

여기서 투구라는 것은 쓸만한 사람을 소개하는 경우를, 안타라는 것은 소개한 사람이 실제 채용 인터뷰에 응하는 경우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시베이스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회사가 또 있다.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넥스트社다. 이 회사는 중역급 인사를 소개해 채용될 경우 소개 직원에 1만달러를 지급하며, 엔지니어급을 소개할 경우 2천달러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시베이스나 넥스트 등의 이런 이색적인 인력확보 전략은 최근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계에 불어닥친 인력난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고용 증가율을기록해 왔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난 87년부터 94년까지의 연평균 고용 증가율은 9.6%로 같은 기간 미국의 산업 평균 고용 증가율 1.6%보다 6배나 높았다. 특히,지난해의 경우 그 수치가 11.5%로 더 높아졌다.

문제는 일자리가 늘어 고용이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마땅한고급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요즘들어선 인터넷 소프트웨어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새로운 인력 확보의필요성이 커지면서 업체마다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고 기존 인력중에서도 창업을 위해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도 인력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각종 지원을아끼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름 있는 인사들은 물론이고 웬만한 기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몸값도 크게 치솟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연봉을 받는 대신 회사의 주식을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의 주식을 받는 것은 현금을 받는 것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부사장급의 인사는 과거엔 5년 근무에 50만달러 정도의 가치를갖는 주식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요즘은 2년에 5백만달러 정도의주식을 요구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인력 수급 회사인 크리스천 앤드 팀버스의제프리 크리스천 사장은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말 오픈마켓이란 신생 회사로 자리를 옮긴 휴렛패커드의 개리 에이콘 이사의 경우, 기본급 20만달러와 주식 5%를 받고 1백만달러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경쟁 업체에 근무했던 한 인사를 스카웃하면서 그의 요구에 따라 그가 데리고 살던 27마리의 개를 비행기를 전세내 공수해 주는 성의를 보이는 등 「인재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데 업계 관계자들은 견해를 같이하고 있어 보이지 않는 인력 쟁탈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