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편의점의 비디오 대여가 관련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써클K」에 이어 「로손」 「LG25시」 등 편의점의 신규 비디오 대여사업 참여설이 나돌면서 기존의 비디오점주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는 것.
써클K의 경우 현재 서울·경기지역 55개 점포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1백70개점 중에 80군데서 비디오를 빌려주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은 거의대부분의 체인점이 대여업에 참여하고 있다.
써클K의 월간 신규 타이틀 구매액은 1억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데 향후 이같은 구매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4시간 편의점의 비디오 대여는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 써클K의 경우각 직영점 및 가맹점별로 모두 비디오 대여업 등록을 마친 상태. 그러나 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회장 진석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우선 일반 비디오점이 자정까지로 영업시간 규제를 받고 있는 데 비해 편의점은 24시간 문을 열 수 있는데다 써클K 본부 구매팀에서 대량주문을 통해신규 타이틀 공급가를 할인받아 대여료 덤핑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업시간의 경우 써클K측은 12시 이후에 대여를 중지하고 반납만 받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판대협 측은 이를 믿을 수 없으며 테이프 수거 자체가 이미 영업행위에 포함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비디오 체인점들도 써클K의 비디오 대여에 반발하고 있다. 으뜸과버금의옥선희 부장은 『심야시간의 편의점은 청소년들의 아지트나 다름없기 때문에영업시간 준수뿐 아니라 성인용 비디오 대여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타이틀 공급가의 할인문제 역시 일반 비디오점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현재 비디오 제작사들은 수도권지역에서 60∼70명의 촉탁직 또는 딜러계약 영업사원을 동원, 해당지역의 독점판매권과 함께 타이틀 1카피당 판매가의 5∼7%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써클K는 본사 구매팀에서 일괄구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직판사원을 거치지않고 사실상 직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써클K는 SKC의 A대리점과 스타맥스의 B대리점 등 제작사별로 1군데씩를 선정, 물류비용 명목으로 3∼4%의 할인가격에 신규 타이틀을 공급받고 있다는 것. 거래는 사원 1명을창구로 이루어지지만 사실상 매출은 대리점이나 영업소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대협 측은 『주류판매가 주수입원인 24시간 편의점에서 심야시간대 손님끌기를 위한 선전용으로 비디오 대여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향후지도계몽반을 편성해 음비법 관련 신문기사 등 자료를 배포하고, 자율지도반을 통해 자정 이후의 비디오영업에 대한 감시활동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디오 제작사 측에서는 써클K의 비디오 대여에 대해 판매망 확보차원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24시간 편의점의 신규참여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디오 대여가 앞으로 써클K 외에 로손·LG25시 등 여타 편의점으로 확대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며, 올해 관련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