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ASIC..업체별 전략

"주문형 반도체(ASIC)시장을 잡아라"

국내 반도체업계의 최고 경영진들이 올 초 개발 및 마케팅 실무자들에게내린 특명이다.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구조확보는 물론 세트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ASIC을 비메모리의 간판 제품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제 이 말은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메모리 일변도 생산구조의 불안전성을 확인한 지금 ASIC은 국내 반도체업체들에게 항구적인 성장을 담보하는 절대절명의 대안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본격적인 서브미크론 ASIC시대에 대응한 업체별 주요전략과 앞으로의 계획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

지난해 처음으로 ASIC 매출 1억달러를 돌파한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 4천억원·연구개발 2천억원 등 총 6천억원을 투입해 ASIC사업 육성기반을 마련하고 멀티미디어용 및 차세대 AV용 반도체 등을 집중개발, 세트부문과의 연계효과를 극대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회로선폭 0.5미크론 제품을 상품화하고 97년과 98년에는美아스펙社와 공동으로 각각 0.35 및 0.25미크론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일본·독일·미국 등 8개 지역에 디지인센터를 개설할 방침이다.

또 메모리를 탑재한 임베디드형 ASIC과 아날로그 및 디지털방식이 혼합된 제품등과 DSP·CPU·코덱 등 코어기술이 강조된 제품을 중점 개발하기 위해 연내에 기흥 LSI팀의 연구인력을 올 초보다 30%이상 늘어난 1백50명 수준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은 ASIC부문에서 올해 4억달러, 내년에는 5억달러, 그리고 2000년에는 10억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다.

삼성은 특히 올 초 SGS톰슨과 DSP기술분야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한데 이어 최근 DEC와 64비트 RISC MPU의 공동개발 및 생산계약을 맺는 등 ASIC분야의 주력제품군을 넓혀나가는 한편 제휴방식도 소극적인 기술도입 수준에서 벗어나 메모리에서 축적된 설계 및 개발기술을 토대로 한 공동개발 내지는 더 나아가 M&A를 추진, 핵심기술의 조기획득에 나설 방침이다.

-LG반도체

지난해 말 국내업계 처음으로 0.5미크론 제품을 개발, 기술력을 인정받은LG반도체는 최근 열린 춘계컴덱스에서 MPACT칩을 비롯한 자사 ASIC제품이 호평받은 것을 계기로 이의 조기 상품화를 위해 청주 C2 라인에 ASIC 양산라인을 구축키로 했다.

특히 ASIC사업의 관건은 디자인기술 확보에 있다고 보고 이달 초에는기술연구소 산하의 시스템디바이스연구소 및 디자인테크놀러지센터를 별도연구소 조직으로 승격, 설계부문을 한층 강화시켰다.

LG는 이와함께 美컴퍼스社와 0.35미크론 제품을 개발, 하반기부터 시생산에 나서는 한편 응용시장도 팩스모뎀·CD롬드라이브 등 PC관련제품으로 특화시켜 올해에는 ASIC 매출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3억달러로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일본과 영국에 이어 지난 3월에는 유럽 반도체시장의 요충지인 독일 뒤셀도르프에 디자인센터를 개설했는데 하반기에도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 1개씩 추가로 개설, 현지마케팅 능력과 설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ASIC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동통신관련 ASIC시장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ARM RISC코어 및 DSP코어를 중점 개발하기 위해LG전자기술원의 ASIC팀과 협력해 응용제품에 적합한 코어기반기술을 확보해나가기로 했다.

LG는 특히 2000년까지 국내 반도체 업체중 가장 큰 규모인 1조원을 투자해 청주공장의 ASIC라인을 확충하고 해외유력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세계 10대 ASIC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전자

94년 말 美심비오스社를 인수, ASIC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현대전자는 앞으로 5년간 총 4억달러를 집중투자해 2000년까지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메모리를 생산해온 FAB1,2 등 생산라인을 최근 ASIC전용라인으로 전환, 심비오스社의 제품을 국내에서 본격생산하는 한편 CDMA 및 DVD·세트톱박스 등 통신 및 멀티미디어 관련ASIC시장을 집중공략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는 특히 제 2연구소에서 심비오스의 스탠더드셀 및 설계기술을 적극활용해 0.35미크론급 SOG(Sea of Gate) 및 CBIC(Cell Based IC)부터는 공정과 제조라인, 라이브러리까지 심비오스와 완전히 통일시켜 ASIC시장은 물론 특정용도IC(ASSP)시장선점에 나설 예정이다.

또 최근 유럽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MPEC2 제품을 하반기부터 이천공장에서 본격 생산, 멀티미디어 관련 ASIC시장에서의 우위를 차지한다는전략이다. 이와함께 올해에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일본·홍콩·유럽 등지에 디자인센터를 구축,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설계기술면에서는 올 3.4분기에 0.5미크론 제품을 선보이고 내년에는 0.35미크론급 제품개발을 완료,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KAIST와 공동으로 개발중인 CPU 코어 기술개발에도 지속적으로 나서 연내까지486급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대우전자

올 초 반도체사업을 (주)대우로부터 전격 이관받은 대우전자는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꼽는 HDTV와 디지털 VCR 개발을 위해서는 ASIC사업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반도체사업부와 영상연구소내 ASIC팀에 연구개발비로 총 6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올 초 개설한 美뉴저지연구소의 설계기술인력을 확충해 국내연구소와 연계시켜나가는 한편 박사급 20명,석사급 50명 등 고급인력을 대거 보강할 예정이다.

특히 HDTV의 핵심부품인 비디오디코더와 CD수준의 음질재생이 가능한 오디오 ASIC 및 디지털위성방송시장 선점을 위해 아날로그신호 및 디지털신호의 공동기록이 가능한 디지털 VHS용 ASIC의 조기상품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추진중인 SGS톰슨 등 해외유력업체들과의 합작이 성사될 경우 ASIC사업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재 가전 등 자사 소요물량 중심에서 MPEC4·VOD·양방향TV 등 가전과 정보통신 기술이통합된 ASIC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대우전자는 또 내년까지 일본·미국업체를 포함한 3개 업체와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해 반도체 3사와는 달리 메모리 배경없이 ASIC 전문업체로 올라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5억달러를 투자해 연내에 싱가포르에 합작공장을 세우고 영국·일본 등에도 순차적으로 공장을건립할 계획이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