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은 올 하반기에도 나라 안팎에서 VCR시장의 불황에 따른채산성 악화에 시달릴 전망이다.
특해 내수시장은 가전업체들로 하여금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들만큼 올 하반기에 극심한 불황에 맞닥뜨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3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VCR의 내수시장 규모(추정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 이상 감소한 50만대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는내수판매 감소율이 15%를 넘는 등 최악의 판매난을 겪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올 하반기에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가전업계의 예측이다. VCR 수요를 불러일으킬 만한 새로운 변수가 없는 가운데 대체매체로 떠오른 DVD플레이어의 출현과 외산 VCR의 유입 증가 등 국산 VCR의 내수시장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변수만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 등 외국 VCR의 국내시장 침투는 국산 VCR의 내수판매에 벌써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JVC·히타치 등 일본의 VCR제품은 최근 국내시장에 대거 유입돼 시장을 급격히 파고들고 있다. 도매가 기준으로 동급국산 제품보다 평균 5만∼10만원 정도 싼 값에 거래되는 실정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가뜩이나 수요가 위축되면서 줄어든 VCR시장에서 이들 외산 제품들은 국산제품의 설 자리를 더욱 좁히고 있는 것이다.
이를 틈타 올 하반기에도 외산제품의 국내시장 유입량은 한결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DVD 등 새로 등장할 영상기기도 올 하반기 VCR 내수시장의 침체에 한몫할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업체들은 DVD가 당장 수요를 창출하지 않으면서 VCR등 기존 매체에 대한 수요만을 갉아먹는 결과를 빚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비해 해외시장은 얼마간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시장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수출 채산성의 악화는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가전업계는 올 하반기 VCR 해외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가량 늘어난 2천1백50만여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남미와 동유럽권·동남아 등 신흥 시장으로부터의 VCR수요가 크게 늘어나 미국과 유럽 등선진시장의 수요 둔화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이들 신흥 지역으로부터 VCR 주문이 크게 늘어나기시작했다. 일본 가전업체들이 동남아지역으로 VCR 생산공장체제를 완전히 이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빈틈을 국내 업체들이 비집고 들어간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이같은 반사이익은 올 가을께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본의 VCR업체들이 저가의 동남아산 제품을 무기로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올 연말부터 국산 VCR의 수출은 다시 하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예상된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 VCR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제품당 수출단가는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수와 마찬가지로 수출에서도 채산성이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전반적인 공급과잉 추세 속에서 가격 경쟁은 가열될 게 뻔하고 채산성 악화 또한 한결 가속화할 전망이다.
따라서 가전3사는 올 하반기부터 해외 VCR공장에서의 생산량을 늘려 수출채산성을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도 가전3사는 일부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VCR를 역수입해 가격경쟁에 대응하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VCR사업과 관련한 가전3사의 구조조정 움직임이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