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하반기 가전산업 기상도 (3);냉장고

TV와 함께 가전시장을 대표하는 냉장고는 현재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는 집이 없을 정도로 보급돼 완전한 성숙기에 접어든데다 불황이 겹치면서지난해 4분기부터 밀어닥친 냉각기류를 빠져나오지 못한 채 상반기를 마감했다.

반면 수출은 여타 전자제품에 비해 엔저의 영향이 미미한데다 가전3사의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활동에 힘입어 40%에 육박하는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냉장고 내수 판매 실적은 90여만대(5월말 현재72만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1분기에는 가전3사의 잇따른 신제품 발표와 일선 대리점의 작년 재고소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월평균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까지 줄어드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2분기 들어 5월부터는 총선 여진이 가라앉고 업체들이 성수기인 6∼7월을 겨냥, 판촉력을 집중하면서 시황이 다소 호전되었으나 예년의 실적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가전3사는 5월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특별소비세 폐지, 추가 가격인하 등에 대한 기대심리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소기의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반기의 추세와 백색가전시장에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핫이슈가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에도 냉장고시장이 활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2년간 냉장고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증가, 당분간 매기가 부진할 것으로 보이고 구매자의 80% 이상이 대체수요임을 감안할 때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는 전제에서 냉장고시장을 최소한 작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에도 버겁다는 판단이다.

물론 4분기엔 예년처럼 혼수용 수요가 기대되지만 가전3사 모두 판매부진과 함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어 적극적인 마케팅공세를 퍼붓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올연말까지 냉장고 판매는 작년보다 10만∼15만대 줄어든 1백75만∼1백80만대선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것이 3사의 종합적인 예상이다.

그러나 수출은 하반기에 주문이 많고 최근의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 평가절하가되고 있어 물량증가는 물론 채산성도 작년보다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특히 최근들어선 그동안 수출 주력모델이었던 3백ℓ이하의 소형냉장고 비중이 작아진 반면 4백ℓ급 이상 중대형제품의 수출신장세(상반기 73%)가 두드러지고 있고 지역적으로 아시아·중동·중남미 시장에서의 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돌출변수가 없는 한 냉장고 수출은 올해 작년보다 최소한 30% 이상증가, 총 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