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있어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가깝다는 것은 지리적으로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나라이고 교역면에서도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 활발해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멀게 느껴지고 있는 것은 우리의 경쟁자로서 각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일본쪽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24일 제주도에서 열린 金泳三 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간의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자산업분야에서 일본은 우리에게 멀지도않고 그렇다고 막연하게 가깝지만도 않은 나라로 다가설 것으로 예상된다.
두나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앞으로 일반기업의 전략적 제휴를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키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전략적 제휴는 철저한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공식위에서 이루어진다. 상대방에게 내 줄 수 있는 것만큼 내가 갖고 있어야 전략적 제휴가 성립된다. 그런 점에서 한 일전자업체간의 전략적 제휴에 의문이 제기되기도한다. 그동안 한 일 정상회담이 있을때 마다 양국의 기술적 교류문제가 논의되기는 했으나 이렇다할만한 성과가 거의 없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금까지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양국전자업체간의 협력은 가속화할 것으로 여겨진다. 양국이 전자대국으로 서로경쟁관계이면서도 시대적인 환경변화에 의해 상호보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자업체로서는 21세기 정보화시대를 맞아 일본의 첨단기술과 생산노하우를 배워야 하고 미국, 유럽에 이어 세계 3대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시장을 하루빨리 개척해야 할 형편이다. 반면 일본으로서도 수입다변화 등 수입규제를 철폐하고 한국 전자시장을 공략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다.
앞으로 우리 전자업체들이 일본과의 제휴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파악은 물론 제휴 상대방의 수준과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파악하는 분석력을 갖추는게 무엇보다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