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春壽 유로E&S 대표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은 역내에 들어오는 모든 전기·전자제품에 대해 전자파 적합성(EMC)시험을 실시한 후 제품에 유럽인증(CE) 마크를 부착하도록의무화함으로써 각 제조업체들은 EMC시험과 승인을 실시하기 위해 지난해 엄청나게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런 현상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EU내 모든 기업이 EMC시험에 대비하느라 머리를 싸맸고 덕택에 EU내의 모든 시험소들은 북새통을 이루었다.
세계 각지의 제조업체들도 CE마크 승인 및 EMC시험을 위해 유럽으로 몰려들었고 각 시험소엔 시험을 위한 시료로 넘쳤다.
이에 대비 우리나라 정부기관·정부투자기관·대형 전자업체들도 개별적으로 94년 초부터 CE마크에 대한 준비에 착수, EMC측정시험장비 및 설비도입을지난해에 대부분 마쳤다. 이처럼 각계에서 EMC 설비도입을 서둘렀던 이유는우리나라의 대유럽 수출이 상당량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CE마크에서 요구하는 EMC 측정설비는 투자규모가 보통 10억∼15억원에 이를 정도여서 일반 기업들에는 결코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여기에운영을 위한 인원 및 공간 마련에 적지 않은 추가투자가 수반되며 시험시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투자규모는 더욱 커진다.
이 때문에 EMC 자체 설비확보가 힘든 업체들은 사설 전자파측정 시험소들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CE마크인증 시행 초기인 탓에 여러 맹점이 도사리고 있어 제조업체들의 각별한 대책이 요구돼 몇가지 제언코저 한다.
첫째로 시험방법의 정확성이다. 우리가 행하는 EMC측정법이 과연 유럽의시험법과 같은지를 고려해 만약 차이가 있다면 고쳐서 그들과 같은 결과를얻을 수 있도록 우리의 측정법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CE마크는 우리의 마크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의 유수한 기관과의 협조를 통한 시험법을습득하여 시험에 정확성을 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CE마크의 근본적인 취지인 제조자 「자기적합선언」에 따른 문서관리다. 자기 적합선언을 위해서는 EMC 관련 시험성적서와 기술문서(TCF)들이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이것들이 없다면 제조자 자기적합선언을 위한 중요한내용이 빠진 것이므로 설사 적합선언을 할지라도 만약 관련문서 제출을 요구받았을 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최초에 만든 문서를 꼭 보관해야한다.
셋째로 제품승인 당시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사후관리 활동이다. 대개제조업체들은 제품의 판매·수출을 위한 승인업무 활동에만 주안점을 두는데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CE마크의 중요한 의미는 성능유지를 위한 사후관리활동이기 때문에 제조자들은 주기적으로 관련제품에 대한 사후관리를 실시,승인제품과 양산제품의 결과차를 계속 추적·관리할 필요가 있다. 자칫 유통후 문제가 발생되면 제조자는 관련국 공인기관의 요구에 의해 관련제품의 모든 기록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로 EU에서 발표되는 기술규격의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지금도 EU의 규격은 계속 변하고 있으며 새로운 규격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미 EU는지난해말 가정용기기·산업용 기기·자동차 등에 대한 내성규격을 발표, 불과 1년의 유예기간만을 설정했다. 정보기기에 대한 전자파내성 규격인 EN-55024가 발효되면 현재까지 승인된 많은 정보기기들의 재시험 및 승인을 위해다시 한번 북새통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