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교통난 해소 단초 제공할 "인포뱅크"

창업한 지 채 1년이 안된 벤처기업이 서울시의 최대 숙원 사업이면서도 뚜

렷한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 서울시의 만성 고질병인 교통난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하겠다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인포뱅크. 직원들 평균 나이가 30세에 불과한 이 「젊은 벤처기

업」은 지난달 내로라 하는 전문업체들을 물리치고 서울시가 전략적으로 추

진하는 「버스 안내시스템」의 공식 사업자로 선정됐다.

「버스 안내시스템」이란 서울시가 대중 교통의 핵심인 시내 버스의 소통

효율 극대화를 겨냥해 도입한 버스 교통관제 시스템이다. 버스 도착 모니터

링시스템, 운행자료 관리시스템, 뉴스광고 제어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중앙관

제시스템을 중심이 된다.

각 버스 정류장에는 버스도착 예고시스템, 뉴스광고 방송시스템, 노선과

지리를 안내하는 이동안내시스템, 음성노선안내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버스안

내 단말기와 버스에 설치하는 버스탑재기등이 주요 하드웨어이다.

인포뱅크가 설치하는 「버스 안내시스템」구축이 완료되면 시민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언제 올지 모를 노선 버스를 무작정 기달릴 필요도 없고 탑승중

에도 목적지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모르는 장소에 나들이하는 시민이라면 정류장 안내판을 통해 행선지의 지

리와 버스 노선 운행 시간 심지어 갈아타는 곳과 번호까지 즉석에서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안내판에 5분후 버스 도착이라는 예고가 들어왔다면 그동안

뉴스나 광고를 시청하면서 「시테크」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인포뱅크에 따르면 세계의 주요 대도시중 이같은 버스안내시스템을 운용하

지 않는 곳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모든 대도시가 교통체증이라는 숙제를 안

고 있지만 첨단 관제망을 통해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준호 사장은 『버스 안내시스템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런던의 경

우 기존 승용차 인구의 6∼10% 가량을 버스가 추가로 흡수했다』고 말하고『

이 시스템이 서울시에 구축되고 이를 교통량으로 환산하면 승용차 30만대를

버스 이용으로 전환하는 결과가 되고 이는 차량 5부제 시행 효과와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포뱅크는 장준호 박태형 공동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고교 동창인 두

사람은 박사장이 은행에서 장사장은 기업체에서 각각 경력을 쌓은 후 의기투

합, 독립해서 차린 회사이다. 특히 장사장은 삼성그룹의 캐드캠부문을 담당

했고 삼성데이타시스템에서도 신규 사업을 맡았던 이력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이들이 사업 아이템을 교통관제분야로 결정한 것도 이 시장이 컴퓨터, 통

신, GIS, 무선 데이터 등 각종 첨단기술의 복합체이고 국내에선 이제부터 관

심이 쏠리고 있는 성장산업이라는 것이 배경이 됐다.

물론 처음에는 시장 수요가 가장 큰 승용차를 대상으로 한 교통시스템 개

발에 나섰으나 조순 서울시장이 대중교통 우선 원칙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사업 영역도 자연히 버스부문으로 「차선 변경」했다.

창업 당시 4명의 직원으로 출발했으나 1년만에 24명으로 식구도 크게 늘어

났고 회사 운영도 연봉제와 프로젝트 단위별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는 방식

을 채택했다.

또 벤처기업답게 전직원 모두에게 회사의 주식을 분배, 「내 직장」이라는

정체성을 갖도록 했다.자연히 「젊은 도전자」들은 기술과 창조적 사고를 앞

세워 제품 개발에 몰두했고 그 첫 결실이 버스 안내시스템 개발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이 시스템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지난 겨울 학교

운동장을 빌려 수일간씩 밤샘 테스트를 하기도 했고 추운 길거리에서 떨면서

시범 테스트를 마치기도 했다.

장사장은 『우리나라의 교통 대책은 그간 도로율 제고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고 이 때문에 엄청난 투자비에 비해 교통 소통률 향상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앞으로는 적은 예산으로도 효과가 큰 버스안내

시스템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포뱅크는 이번 버스 안내시스템의 서울시 공급을 계기로 자가용 운전자

들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해주는 무선데이터 방송분야와 물류 시장에

도 참여할 계획이다.

「벤처 정신」으로 무장한 인포뱅크가 과연 서울시 교통난 해소의 단초를

제공하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