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찾는 사람들치고 악한 사람이 없듯이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 또한
법없이도 살 사람들이다」
국내 최대의 OA전문업체인 신도리코의 낚시 동호회 「붕어와 떡밥」도 역
시 순하디 순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산들산들 귓가를 스치는 미풍, 가슴까지 후련해지는 탁트인 강가의 전
경, 영화의 한 장면 처럼 느껴지는 새벽안개의 장관, 그곳에서 줄지어 늘어
져 있는 세칸 반짜리 낚시대와 30여센치에 불과한 찌가 펼치는 경이의 세계
가 바로 낚시입니다』
「붕어와 떡밥」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태씨(영업기획부)가 말하는 낚시
예찬론이다.
『고기를 몇마리 더 낚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낚시터에서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물속의 보이지 않는 고기와 펼치는 치밀한 전략
인 결단력과 참을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 낚시를 통해 자기자신을 되돌아
보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습니다』
「붕어와 떡밥」 회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낚시의 장점이다.
「붕어와 떡밥」는 조력 20년에 가까운 강태공에서부터 19살 신입여직원까
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러나 한달에 한 번 갖는 정기출조에는 가
족들도 함께 참여, 거의 50명이 모인다.
그래서 정기출조때면 관광버스를 대절하고 도시락·음료수·과자등을 빈틈
없이 준비하느라 낚시회 총무인 조진성씨(인사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
다. 그래도 그는 낚시가는 날이 늘 손꼽아 기다려진다고 한다.
이용석부장(연구1부)을 비롯한 베테랑 조사들은 출조때 마다 늘 고기바구
니를 꽉 채우지만 붕어보다는 「세월」을 낚는 빈바구니파도 꽤 있다. 물론
집에 돌아 갈 때는 누구나 집에서 맛나는 얼큰한 매운탕을 맛 볼 수 있도록
균등분배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최근들어 낚시터의 환경훼손문제가 언론의 도마에 자주 오르고 있다.
그렇지만 「붕어와 떡밥」 회원들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붕어와 낚시」
는 낚시 못지않게 환경보호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최근 낚시터의 환경문제가 거론되기 이전부터 붕어친구들은 바늘하나는 물
론 음료수 뚜껑, 담배꽁초하나 남기지 않고 휴대한 쓰레기 수거봉투에 담아
오는 것이 생활화돼 있었다고 한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