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B 공격영업...중소업계 고사위기

삼성전기가 최근 월 10~50장에 이르는 소규모 다층PCB(MLB) 물량까지 저인

망식으로 수주하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중소전문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황기였던 지난해까지만해도 6층 이상의 고다층

PCB와 직수출 위주로 PCB사업구조를 조정하겠다고 공언했던 삼성전기가 최근

들어 그동안 중소업체들이 공급해온 N반도체·K전자·S컴퓨터 등 PC용 보드

관련 MLB를 저가로 수주,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로 인해 4층 PCB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인 1백80달러선까지 떨어졌으며 가뜩이나 수요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W전자·I전자·H써키트 등 중소 산업용 PCB업체들은 삼성의

수요잠식에 따른 수주량 급감으로 심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기의 이같은 공세는 지난해 대호황에 힘입어 2백∼3백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투자를 단행, MLB 생산능력을 월 4만장 이상으로 확대했으나 올들어

수요가 위축된 데다 장치산업의 속성상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

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동남아 MLB시장도 공급과잉으로 수요와 가

격이 동시에 떨어져 수출전망과 채산성이 모두 악화된 데 따른 돌파구를 국

내시장에서 다소나마 찾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소 PCB업계 관계자들은 『아무리 생산능력이 남아돌고 불경기라해도 첨

단제조설비를 대거 갖춘 대기업이 저급·소량의 4층 PCB 시장까지 훑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로 90년대 초반 PCB시장 진출시 「기술집약적인 고부가 PC

B사업과 직수출 중심의 영업형태를 취하겠다」고 했던 약속에도 정면으로 위

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