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직개편 의미와 방향

LG전자의 이번 조직개편은 그 폭이 지난 92년 SBU(전략사업단위), OBU(운영사업단위) 체제 출범이후 가장 크다는 점외에 기업의 장래가 걸린 멀티미디어와 해외사업쪽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집약된다.

그만큼 사업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앞서 지난 3월 삼성전자가 멀티미디어를 통합해 김광호 부회장이 직접 관장키로 한 것이나 이번 LG전자의 멀티미디어 사업본부 출범은 모두 멀티미디어쪽에서 사활이 판가름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와관련, 이번 조직개편의 방향을 「도약 2005」 전략과제 추진체제의 명확화와 사업추진 주체의 재편 해외사업 추진조직의 강화 성과지향의 운영시스템 구축으로 요약해 설명하고 있다. 첫번째의 경우는 본사 스탭을 소수 정예화하고 여기저기 널려 있는 전략사업단위(SBU)를 4개의 사업본부 체제로 통합, 그 역할을 강화하고 명확히 하겠다는 뜻이다.

4개 사업본부 체제 자체가 의미하듯이 사업추진 주체를 재편한 것도 멀티미디어 사업추진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한편으로 앞으로 계속될 사업구조 조정을 시사하고 있다. 사업구조 조정중 대표적인 사례로는 컴퓨터 OBU와는 별도로 PC OBU가 등장한 점과 생활용품 OBU의 사실상 없어졌다는 점을 들 수있다.

이와함께 사업추진 단위와 연구개발 조직간 연계성을 강화한 부분은 그만큼 4개 사업본부에 힘을 불어넣으면서도 책임을 묻되 성과 측정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해외사업 역량강화는 우선 오는 2005년 총매출 60조원 중 80%인 48조원을해외에서 올린다는 중장기 비전과 맥을 같이한다. 각 지역담당을 지역본부체제로 바꿔서 향후 지역본사로 승격시키겠다는 것이나 8개 지역본부장들에게 그 지역내 제조법인·판매법인·지사 등을 총괄하도록 경영의 전권을 부여한 부분이 바로 그렇다.

그리고 DVD 사업담당을 멀티미디어사업 본부장 산하에 두지 않고 사장 직속으로 신설한 것은 DVD가 멀티미디어 사업성공 여부의 시험대가 될 만큼 중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인동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중 가장 큰 관심사인 멀티미디어 사업본부장으로는 국내영업담당이었던 이은준 부사장이 맡게됐다. 정보시스템 영업을 담당했던 임세경 상무가 그동안 부사장이 맡아온한국영업 본부장으로 발탁됐다는 점은 사내에서 가장 주목을 끌고 있다. LCD사업을 총괄해온 김선동 부사장이 사장 직속의 품질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사실은 LG전자가 앞으로 품질경영을 얼마나 강화할 것인가를 의미한다.

〈이윤재 기자〉